거침없이 날아오르던 카카오 주가가 뚝 떨어졌다.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탈 논란으로 "혁신과 성장의 상징이었던 카카오가 탐욕과 구태의 상징으로 전락했다"는 정치권의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금융플랫폼 규제가 본격화된 탓이다. 카카오의 '자회사 상장 파티'의 다음 주자로 나선 카카오페이의 상장 일정에도 먹구름이 끼게됐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온다.
9일 카카오 주가는 전일 대비 1만원(-7.22%) 내린 12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10.06% 하락 마감한 전일에 이어 이틀째 급락이다. 외인과 기관은 전일에만 각각 307만주와 136만주를 순매도하면서 카카오에서 손을 떼고 있다. 전날 카카오의 공매도 거래대금도 1758억원으로 시장 1위를 기록했다.
금융플랫폼 규제 강화 가능성이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금융상품 정보제공, 비교, 추천 등이 광고가 아닌 ‘중개’에 해당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위배된다고 판단,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따라 카카오페이, 토스 등 결제서비스 핀테크 기업들은 오는 24일까지 현제 제공중인 펀드판매 및 보험추천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비교적 관대한 모습을 보였던 금융당국의 기조에 큰 변화가 나타난 셈이다.
KB증권은 이날 리포트에서 “현재도 온라인 금융플랫폼 서비스 제공 회사들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소비자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규제 속에 편입된다는 것은 좀 더 보수적인 영업행태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단한다”며 “플랫폼 수익의 성장 속도와 사업영역 확장에 있어 좀 더 신중한 의사 결정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상장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의 펀드, 대출, 보험 등 금융서비스 매출 비중이 2019년 2.4%에서 2020년 22.7%로 급증하면서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이번 결정에 따른 실적 타격, 청약 투심 약화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국내 재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잇따랐던 카카오의 '자회사 상장 파티'에 새로운 변수가 떠올랐다는 평가다.
특히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는 등 규제 범위가 카카오의 전 사업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 토론회에서 송갑석 의원은 "혁신과 성장의 상징이었던 카카오가 탐욕과 구태의 상징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 계열사가 2015년 45개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18개로 급증하는 과정에서는 카카오를 향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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