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코로나19 확산이후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히지만 ‘편의점 옆 편의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전한 출점 경쟁으로 그 수혜는 점주 보다 본사에 집중되고 있다. 출점 거리를 제한한 현행 업계의 자율규제를 넘어선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GS25와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체 3사의 올해 1∼8월 월별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계속 플러스 성장했다. 3월과 4월에는 각각 10.7%, 11.6% 증가하는 등 올해 들어 월평균 6%가량 매출이 늘었다.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매출이 둔화되는 추세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유통점이 타격을 입는 가운데서도 편의점은 승승장구한 것이다.
문제는 점포당 매출액은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면서 본사와 가맹점의 표정이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 8월의 경우 편의점 점포당 매출액은 5288만원으로, 전년동기 5385만원 보다 97만원(1.8%) 감소했다.
매출 기간을 늘려보면 이 차이는 더욱 확연해진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빅4 편의점 가맹본부 매출액 및 가맹점 매출액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주요 4개 편의점 본사의 평균 매출액은 20조4316억원으로 파악됐다. 2016년 16조586억원에서 27.2%(4조3729억원) 증가한 것이다.
반면 지난해 가맹점 사업자의 평균 매출액은 20억8700만원으로 2016년(22억원) 보다 5.1%(-1억1300만원) 감소했다. 본사의 평균 매출액이 27% 증가하는 사이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5% 하락한 것이다.
이는 업체간 출점 경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빅4 편의점의 가맹점 수는 2016년 대비 지난해 가맹점포 수는 GS25가 3989개(+37.6%), CU가 3991개(+37.1%), 세븐일레븐이 2088개(+25.4%), 이마트24가 3340개(+191.7%) 각각 늘었다. 프랜차이즈 전체에서도 이같은 편의점 신규 점포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정보공개서를 제출한 주요 업종 프랜차이즈 가운데 최근 3년의 가맹사업 현황 및 가맹본부 실적을 공시한 233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규개점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업종은 편의점으로, 작년 한 해 2878개의 가맹점이 새로 생겼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사의 경우 신규 점포를 열때마다 매출이 늘어나지만 기존 점주들에겐 경쟁이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편의점 창업 열기가 높기 때문에 본사 입장에서 가맹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새로 사업자를 모집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CU의 경우 지난해 1654개의 점포가 새로 오픈해 지난해 신규개점 수 1위를 차지했지만 계약종료와 계약해지 가맹점 수도 648개에 달해 여기서도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과다출점 경쟁에 따른 출혈을 막기 위해 시행돼 온 '편의점 산업의 거래 공정화를 위한 자율규약'의 실효성에 대한 물음표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자율규약은 편의점 점포 간 출점 거리를 제한한다는 내용으로, 각 편의점이 위치한 50~100m 거리 이내에 새로운 점포가 들어설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2018년 12월 편의점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체결했으며, 올해 연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윤 의원은 "편의점의 공세적 점포 수 확장으로 점주들이 과다출혈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편의점주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해 공정위가 2018년부터 시행해온 편의점 자율규약의 3년 일몰 기한이 다가와 오는 12월 종료를 앞둔 만큼 추가연장을 비롯한 심도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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