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파는 삼성전자, 외국인이 받아갈까

호실적에도 주가 지지부진…물타던 개미들 반등에 팔아
환율 개선되면 외인 수급에 긍정적…대형주 다시 뜨나
2021-11-15 11:49:16
트레이딩뷰 삼성전자 월봉 차트

코스피가 다시 3000선을 회복하면서 시총 1위 삼성전자 주가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역대급 호실적에 동학개미들의 끝없는 '사자' 행렬에도 올 초 '9만 전자'에서 최근 '6만 전자'로 주저 앉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추가 반등시 중소형주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수급이 다시 대형주로 쏠릴 가능성이 주목된다.

15일 오후 2시 41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33.06(+1.10%) 오른 3,001.86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3000선 진입한 것은 지난 5일 이후 6거래일 만으로 3000선 안착과 추가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증시 추가 상승시 포트폴리오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경기 호전은 단기적으로 경기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고 유로화 강세, 달러 약세에 영향을 주면서 코스피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이고 미국 소매 판매, 산업생산 지표는 경기 불확실성 완화 기대감을 높일 것"이라며 "코스피는 단기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더라도 그동안 상대적 강세를 보여 온 코스닥과 중·소형주에 대한 경계심리는 높여가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 반등시 코스닥과 중·소형주에 대한 비중축소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증시 수급이 대형주로 다시 이동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의 경우 올초 10만원 터치 직전서 무너진 뒤 내림세를 지속해왔으며, 최근 ‘6만 전자’로 무너졌다가 다시 ‘7만 전자’를 회복한 상황이다. 지난 금요일 종가 기준 올해 1월 11일 장중 고점 9만6800원 대비 27%  가량 하락했다.

수급이 악재가 됐다. 외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끝없이 이어지면서 주가를 짓눌렀으며, 증권사들도 '위드 코로나 '(단계적 일상전환) 정책 전환에 따른 비대면 특수 종료 등 어두운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을 제시면서 목표가 하향조정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역대급 호실적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73조9800억원을 달성하면서 올해 1~3분기 연속 해당 분기 기준 최대 매출 경신이라는 성과를 올렸지만 증시 반응은 미지근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사자'를 외치면서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올해 삼성전자 개인 누적 순매수 금액은 35조1324억원에 이른다. 개인 소액주주 숫자도 6월말 기준 454만6497명으로, 작년 말 215만3969명에서 올 상반기에만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다음 증권 삼성전자 매매동향 캡쳐
다음 증권 삼성전자 매매동향 캡쳐

결국 '손을 터는' 개미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지난주 금요일인 12일까지 10거래일간 개인은 삼성전자 보통주 259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 말까지 개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면 개인은 1조1064억원을 순매도한 작년 11월 이후 1년 만에 삼성전자 월간 순매도로 전환한다. 그동안 ‘사자’를 외쳐던 개인투자자들이 이제는 주가 반등에 ‘팔자’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각종 포털 삼성전자 관련 종목토론실이나 주식 커뮤니티에는 지지부진한 주가에 손해를 보고 매도한 개인투자자들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개인들이 팔기 시작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86만주와 1181만주를 순매수한 상태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대형주로 수급이 이동할 경우 시총 상위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며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개인들이 많이 산 종목에서 비슷한 수급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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