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제철소’로 비판 받고 있는 현대제철에 또 다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번에야말로 강력한 처벌로 다스려야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고가 터지면 경영자가 재발방지만 약속하고 제대로 된 처벌없이 지나갔다가 또 다시 악몽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을 더이상 용납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경찰과 합동으로 지난 7일 현대제철 당진공장과 서울사무소, 서울영업소, 현대기아차 사옥 서관 등 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앞서 지난 2일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공장 내 대형 용기에 빠져 숨졌으며, 지난 5일에는 충남 예산군 현대제철 예산공장에서 2차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철골구조물에 깔려 숨졌다.
노동부는 당진공장 고로사업본부 안전보건 총괄 책임자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는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안 대표의 혐의가 인정되면 중대재해법으로 처벌받는 1호 경영자가 된다.
현대제철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나섰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현대제철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일어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현대제철에서 각종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무려 30여명에 달한다. 심지어 노동부의 특별감독 뒤에도 사망사고가 터졌고, 수사와중에도 사건이 터졌다.
그때마다 현대제철은 재발방지와 안전경영 강화를 약속했다. 이번에 입건된 안 대표 역시 2019년 취임 때부터 안전경영을 줄곧 내세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지난해 현대차 노동자 사망사고를 계기로 전 계열사에 안전경영을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사망사고는 그치지 않고 있다. 대표이사부터 회장까지 안전경영을 외쳤지만 사실상 헛구호에 그친 셈이다.
이에따라 이 회사의 안전시스템이나 정책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거나 이들 경영진의 약속이 일종의 여론희석용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특히 노동계에선 현대제철의 잦은 산재사고가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발생한 '인재'라고 지적해왔다. 금속노조의 조사 보고서는 이번 사고 역시 이같은 이유로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금속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제철은 매년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기업이 저지르는 중대재해, 노동자 살인은 '안전보다 속도', '안전보다 효율', '안전보다 이윤' 등 자본의 탐욕 때문에 벌어진다"며 "중대재해 책임자인 대표이사를 즉각 구속하고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