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이 다가오면서 국책은행장 물갈이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자진 사의를 표명하면서 여론은 다른 국책은행장들의 거취로 쏠리고 있다. 특히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들의 눈물이 여전한 데다가 임기 만료에도 사외이사와 자회사 선임이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는 IBK기업은행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운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실시한다. 이 회장이 지난 26일 조기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이 자리에서 관련 입장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은 현 정부 산은 초대 회장으로 임명된 뒤 한 차례 연임했으며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다.
국책은행 맏형겪인 산업은행에 변동이 생기면서 남은 국책은행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현재 남은 임기가 반년 정도에 불과한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무난하게 임기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가운데 윤종은 기업은행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현 정부의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윤 행장은 취임 당시 ‘낙하산 반대’를 외친 노조의 거센 반발로 정상적 출근에 애를 먹는 등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임기를 시작했다. 남은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실적만 놓고 보면 윤 행장의 잔여 임기 수행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56.7% 증가한 2조4259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초로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659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자 신뢰도 실추가 심각하다. 수많은 피해자의 양산한 디스커버리펀드 부실 판매 사건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펀드를 가장 적극적으로 팔아치운 곳으로 전체 판매액중 914억원이 환매 정지됐다.
사건 자체도 문제이지만 피해자 고통에도 사태 해결과 배상이 하염없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19년 '디스커버리펀드'의 환매 중단이 발생한 지 4년여가 흐르고 2020년 윤 행장 취임이후에도 여전히 배상 문제는 말끔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전국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와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 등 펀드 피해자들은 기업은행과 윤 행장을 강력 비판해왔다. 일각에선 윤 행장의 갈등 봉합 능력이 너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물음표도 나온다.
최근 임기가 끝난 사외이사에 이어 자회사 CEO 인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도 윤 행장의 거취와 연관해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기업은행장이 제청하면 금융위원회가 의결해 임명하는데 최근 노조의 후보군 제안에 대해 금융위에서 특별한 결론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측의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아무 문제가 없는 국책은행 수장이 바로 바뀐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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