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에서 시가총액 10위권에 들었던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 가격이 폭락하고 거래를 중단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이번 사건으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3일 연합뉴스와 업계에 따르면 오후 3시께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BTC마켓(비트코인으로 가상화폐 거래)에서 1루나 가격은 0.00000003BTC(약 1원)으로, 지난 6일 0.0021BTC(약 8만4천원)에서 99.999%이상 하락했다. 이달 1일까지만 해도 국내외에서 10만원대에 거래되던 루나는 6일 즈음부터 떨어지다 9∼10일 폭락했다.
이에 업비트와 빗썸은 지난 11일 루나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고, 이날에는 입출금을 중단했다. 업비트는 여기에 거래중단도 결정했다. 업비트에선 오는 20일 12시에 루나의 거래가 종료된다. 코인원과 코빗 역시 지난 10∼11일 입출금을 중단했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로, 테라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 테라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자매 코인인 루나가 급락하고, 이에 테라가 또 하락하는 악순환이 일어나면서 대폭락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로 가상화폐 시장 전체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선 권 대표가 테라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 '루나파운데이션 가드'가 수십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테라 유동성 공급을 위해 비트코인을 대량 매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루나로 손실을 봤다는 한 가상화폐 투자자는 "순식간에 80% 손실을 봤다"며 "가격이 1원 이하로 떨어진 지금엔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정말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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