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ChatGPT)’가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소 겸 기업인 오픈AI社가 개발해 지난해 11월 공개한 챗GPT는 서비스 사용 며칠 만에 100만 명이 사용했고, 하루 이용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사용이 폭증하고 있다. 이처럼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기존의 검색 사이트와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을 뛰어 넘어 챗GPT는 자연어 처리 작업을 통해 인간처럼 이해하고 자료를 생성할 수 있는 완성형 인공지능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챗GPT가 스스로 제시한 유용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먼저, 대화형 인공지능 기능이다. 쳇GPT는 사용자와 인간처럼 대화가 가능해 정교한 질문과 답변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텍스트 생성 기능이다. 주어진 질문에 따라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어 콘텐츠 생성, 언어 번역, 요약 등의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에 유용하다. 마지막으로 감정 분석 기능이다. 텍스트의 감정을 분류할 수 있어 고객 서비스와 시장 연구 등의 응용 프로그램에 활용이 가능하다.
챗GPT의 등장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는 검색 시장이다. 특히 그동안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구글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새로운 인공지능 챗봇이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을 대체할 수 있다”며 “구글은 끝났다(Google is done)”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구글 경영진도 챗GPT에 대해 긴급 사태를 의미하는 ‘코드 레드(Code Red)’를 발령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구글이 긴장하는 이유는 챗GPT의 혁신적인 기능 때문만은 아니다. 구글도 이미 인공지능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었으며 상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챗GPT가 검색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된다면 현재 검색 시장에서 수익의 대부분을 올리고 있는 구글의 수익 모델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구글의 향후 전략은 검색 엔진을 중단시키기 보다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새로운 차원의 검색 서비스를 내놓아 챗GPT에 대항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분야는 교육·연구 기관이다. 학생들은 과제나 리포트 작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연구자들도 논문 작성이나 연구 자료 수집에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챗GPT가 표절 등 부정행위와 경계가 모호해 교육의 목적에 위배되는 윤리적 문제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미국의 일부 교육 기관에서는 챗GPT의 사용 금지하거나 인공지능이 제공한 내용을 탐지하고 적발할 수 있는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자칫 기존의 교육 시스템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술적 진보를 막을 방법은 없다. 초기 단계에서 챗GPT의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다양한 연구기관과 IT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출시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기술 진보의 역사는 사회 구조(structure)와 제도(system)를 변화시켜왔다. 인간과 유사한 인공지능의 출시는 이제 교육과 연구 분야를 넘어서 산업 전반에 걸친 변혁의 시기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수많은 언급이 있었지만, 이는 개발자 혹은 산업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강해 일반인들이 체감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실생활에 인공지능의 활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진정한 4차 산업혁명에 진입하고 있는 느낌이다. 챗GPT가 가져올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각자 대비해야 하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원호 비즈빅데이터연구소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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