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축제로 빛난 ‘경기도 세계커피콩축제’

지난 8일 오후 3시쯤 ‘경기도 세계커피콩축제’가 열린 시흥시 은행동 은계호수공원. 메인 무대 양쪽으로 하얀색 천막으로 된 행사 부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연휴를 맞아 가족이나 여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커피문화존과 은빛마켓존, 청년로컬크리에이터존 등에서 각종 체험을 즐겼다. 

행사 존(Zone) 가운데 단연 커피문화존에 관람객들이 몰렸다. 무료 시음행사가 열리면서 카메룬과 케냐, 코스타리카, 파푸아뉴기니, 과테말라, 미얀마, 라오스, 필리핀 등 나라별로 마련된 부스 앞에서 관람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서 나라별 특색 있는 커피를 마셔보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특히 작은 프라이팬으로 생두를 로스팅한 뒤 커피를 끓여 마시는 에티오피아 커피 전통 추출 방식을 선보인 '에티오피아 세리머니' 부스에 관람객들이 몰렸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여느 축제장처럼 느껴졌지만 행사장이 너무도 깨끗해 자못 놀랐다. 바닥에 담배꽁초는 물론 종이컵이나 페트병 등 일회용 용기가 하나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이같은 마법 같은 비밀은 축제를 주최한 시흥시와 주관한 은계호수상인연합회가 ‘일회용품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 환경축제’로 행사를 치러내자고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조직위원회는 종이 축제 안내문 대신 QR코드로 리플릿을 대신했고, 개인 텀블러 지참을 독려했다. 텀블러를 가져 오지 않은 참가자들에게는 1000원의 보증금을 받고 하루 1500개 한정으로 다회용기를 렌탈해주었다. 또한 행사장 한편에 정수기도 설치해 참가자들이 갈증을 해소하거나 일화용 컵을 헹구어 사용하면서 시음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종이컵 없이 커피 시음을 하면 민원이 쇄도할 것”이라는 애초 우려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기우(杞憂)에 그쳤다. 

축제 이틀간 1만5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지만 모두가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항의 한마디 없었다고 한다.  

대회위원장인 박영순 커피비평가협회장(CCA)은 “경기도 세계커피콩축제는 ‘종이컵이 없는 커피 시음축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이라며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단속이나 보증금과 같은 정책 위주로만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시민들의 문화적 품격을 믿는다면 다른 방향의 접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열린 경기도 세계커피콩축제는 5개 종목에서 수상자들이 나왔다. 

먼저 K-커피 어워드(Coffee Award) ‘올해의 커피콩’ 부문에서 카메룬 알롱시(Alongsi)가 1위에 올랐고 ▲에티오피아 구지 우라가(Guji Uraga) ▲카메룬 벨로아차(Belo-Acha) ▲에티오피아 구지 테로(Guji Tero) ▲카메룬 음베싸(Mbessa) ▲콜롬비아 산타 바라바(Santa Barbara) ▲케냐 키암부 팅강가(Kiambu Tinganga) ▲콜롬비아 메델린(Medellin) ▲인디아 치카마갈루(Chikamagalur) ▲콜롬비아 산타 로사 델 카발(Santa Rosa del Cabal) ▲동티모르 사므(Same) ▲코스타리카 웨스턴 밸리(Western Vally)가 그 뒤를 이었다. 

다음은 각 부문 입상자 명단

세계커피퀴즈대회(World Coffee Quiz Championship) ▲김서현(에센시아 팩토리) ▲박수영(〃) ▲김준수(바바부단 힐스 커피) 
세계커피짓기대회(World Coffee Jitgi Championship) ▲박주영 ▲손정현(샤인위드컴페니언) ▲주선영(킹스타운 커피)

세계커피테이스팅대회(World Coffee Tasting Championship) ▲최신영(빈오너스) ▲정윤호(〃) ▲최건우(커피화)

세계커피로스팅대회(World Coffee Roasting Championship) ▲이민규(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 ▲최서린(아마츄어작업실) ▲정윤호(빈스오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