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동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공모 철회 촉구
전남도 “30년 만에 찾아온 기회 결코 놓쳐서는 안돼”
장봉현 기자2024-05-02 16:33:16
순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전남도가 추진하는 단일 의대 공모가 서부권에 유리한 방식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순천시주민단체협의회, 순천청년회의소 등 1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2일 전남도동부청사(동부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도의 국립 의과대학 신설 공모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전남도 공모는 권한도 없는 월권행위”라며 “명분 객관성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남도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전남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자리에서 "국립 의대를 어느 대학에 할지 전남도에서 정해서 알려주면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후속 조치로 전남도는 순천대와 목포대를 상대로 공모를 통해 1곳을 정부에 신청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순천대는 "도청이 있는 목포권에 유리한 방식"이라며 공모사업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순천대·순천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서는 전남도 주관 공모 방식에 ‘법적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남도 주관 공모 과정이 불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란 의구심을 내세우며 강력 반발하는 상황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전남도가 짜고 치는 고스톱 형태의 정치 논리를 통해 공모를 추진하면 누가 선정돼도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며 “전남도의 의대 설립은 이미 특정 지역에 설립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만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청, 경찰청, 교육청, 혁신도시 등 주요 공공기관이 서부권에 자리 잡아 심각한 지역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반면 동부권은 석유화학, 제철 등 산업재해가 비일비재하고 대형 사고가 집중되고 있는데, 도민 생명권과 직접 연관되는 의대는 객관적이고 과학적 근거를 갖고 적재적소에 설립돼야 마땅하다”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전남도는 원칙없고 오락가락하는 의대 공모 방식을 철회하고 법적 절차와 원칙에 따라 의대 설립 권한이 있는 정부 주관 공모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시민단체의 반발 목소리에 전남도 동부지역본부는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국립의대 유치를 위한 도민 역량을 하나로 모으자”고 호소했다.
전남도 공모는 권한도 없는 월권행위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선 “정부 요청에 따라 전남도가 ‘정부 건의를 추진하는 절차’로서 법률 자문 결과 적법·타당하다는 답변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각 관련 부처가 함께 검토해 가장 강력한 정부 담화문 형태로 전남도에 요청했는데도, 다시 정부에 대학 선정을 넘기면서 시간을 허비하면 의대 신설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동부지역본부는 “온 도민이 30년간 간절히 기다려온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설립의 확실한 단초가 마침내 마련된 이 기회를 결코 놓쳐서는 안된다”며 “동·서 화합과 단결을 통해 도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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