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계 최대 2차전지 양극재 공장 포스코퓨처엠을 가다

원료-소재-리사이클링 풀밸류체인(Full Value Chain) 완성
전기차 100만대 제작 가능 세계 최대 연산 9만t 생산 능력
LFP 양극재, 코발트프리·하이망간 양극재 개발·양산도 추진
장봉현 기자 2024-07-15 18:08:02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양극재 공장으로 연산 9만t을 생산할 수 있는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 사진=포스코퓨처엠 제공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양극재 공장으로 원료-소재-리사이클링이 이어지는 포스코그룹의 풀밸류체인(Full Value Chain) 경쟁력이 집약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난 10일 오후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에 있는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을 찾았다. 

이 곳에는 2차전지사업회사인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포스코HY클린메탈이 모여있다. 포스코그룹은 원료(리튬·니켈 등)부터 양·음극재까지 풀밸류체인을 공고히 하기 위해 2차전지 소재 사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53만2000m²면적의 부지(축구경기장 75개)에 포스코 2차전지 소재 회사 3곳이 입주해 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에서 생산한 수산화리튬을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하고, 포스코퓨처엠이 제작한 양극재는 배터리사를 거쳐 자동차사로 공급한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배터리 수명이 다한 원료 금속을 회수해 다시 양극재를 만드는데 활용한다.

3사가 모여있는 이유가 물리적 접근성을 높여 원료 등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등 긴밀한 협력 체제구축으로 시너지를 내는데 초점을 둔 것이다. 
지난 10일 고광민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장이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퓨처엠 제공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은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양극재 공장으로 연산 9만t을 생산할 수 있다. 양극재 9만t은 60kWh의 배터리를 탑재한 고급 전기차 약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광양 양극재 공장은 2019년 7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4단계에 걸쳐 종합 준공됐다. 이 공장은 포스코퓨처엠의 글로벌 양산능력 확대를 위한 ‘모델공장’ 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총 13개의 생산라인에서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등이 생산되고 있다. 공장 인근에는 연산 5만2500t 규모의 하이니켈 NCA 단결정 양극재 전용 공장도 착공해 2025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최욱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 양극소재 실장은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생산은 광양과 포항, 구미 등 총 연산 15만5t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국내외 각지에서 양극재 공장 증설을 통해 2026년에는 39만5000t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소재다. 에너지 밀도를 최대로 높이기 위해 제조업체마다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기차의 주행 거리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수명 성능 극대화가 가능한 단결정 양극재도 양산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은 소재 회사임에도 식품회사 수준으로 외부 이물질 유입 차단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취재진은 공장 견학 전 에어샤워를 하고 안전모, 마스크 착용과 함께 안전모와 신발에 위생 커버를 쓴 후 입장했다.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곳은 자동화 품질분석실이었다. 생산 현장에서 채취한 제품 샘플 캡슐을 에어슈팅(공기 압력을 활용한 무인 이송 시스템) 기술로 분석실로 보내 밀도, 단결정 등 상시 품질 점검을 하고 있었다. 모든 과정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로봇이 수행하고 있었다. 

이어 각종 컴퓨터 화면이 가득한 통합관제센터를 찾았다. 이날 현정에서 만난 고재민 공장장은 ‘이곳에서는 실시간 조업정보 자동 수집과 분석을 통해 공정상 오류에 대한 즉각 대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극재 공장은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양극재 구성 물질로 만들어진 전구체에 배터리의 핵심 물질인 리튬을 화학적으로 혼합하는 소성 공정이 핵심이다.

광양 양극재 1공장에서는 리튬, 전구체, 각종 첨가제 등의 원재료를 투입해 1차 소성(산화반응), 2차 소성(코팅작업)을 거친 뒤 제품으로 만들어져 제품 자동화 창고로 보내지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소성은 제품에 700~900도의 열을 가하는 공정이다. 55m에 달하는 소성로에 22시간 동안 굽다고 한다.

보통의 공장은 제품을 생산하는 직원들을 만날 수 있는데 광양 양극재 공장은 몇몇 사람들만 보였다. 원료 공급부터 제품 생산, 출하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AGV(무인 운송 수단)를 가동해 개별 공정 간 연계성과 생산 효율성도 높였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소성로에서 고온 열처리 공정을 마친 양극재. 사진=포스코퓨처엠 제공

최근 2차전지산업이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포스코퓨처엠의 경쟁력은 밝다.

포스코퓨처엠이 생산하는 NCM, NCA, NCMA의 경우 에너지밀도를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고 열안정성과 수명도 함께 향상 시키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전기차 고성능화 트렌드에 맞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향후 시장요구에 따라 LFP 양극재를 비롯해 코발트프리(Co-Free)·하이망간(Hi-Mn) 양극재 개발과 양산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글로벌 전기차와 이차전지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2년 GM으로부터 전기차용 양극재 13조7696억원, 음극재 9393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삼성SDI로부터 양극재 40조원을 잇달아 수주하는 등 지금까지 수주한 금액은 100조원이 넘는다.

최욱 실장은 “광양공장에서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전기차의 주행거리뿐만 아니라 안전성, 수명성능 극대화가 가능한단결정 하이니켈 양극재 양산을 시작했다”며 “전기차 시장의 캐즘(시장의 일시적 침체기) 시기를 기회로 활용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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