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이 공약으로 발표한 ‘제로페이(서울페이)’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 정치인과 여당 지지 성향 누리꾼들이 트위터에 긍정적인 게시물을 다수 올렸지만, 관련 내용을 다룬 기사에 붙은 댓글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서울시가 연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수수료 0원의 '제로페이'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가맹점 QR코드를 찍으면 고객 은행 계좌에서 소상공인 계좌로 현금이 이체되는 구조다. 매출액에 따라 수수료를 다르게 책정한다. 지난 3일 박원순 시장은 "연 매출 5억원 이하일 경우 서울페이 수수료를 완전 제로로 하고, 5억원 이상∼8억원 미만은 0.5% 등 매출액 구간별로 다르게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은행 계좌이체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제로페이에 참여하는 시중은행 11곳이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서울시와 합의했다. 수수료를 면제해 주면 시중은행들은 송금·입금 과정에서 받아야 할 건당 약 200~300원의 수수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
시중은행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동참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냉담하다.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계좌에서 현금 빠져나가 결국 현금을 사용하게 되는 것인데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보다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금 사용율을 높이기 위해 소득공제율을 확대한다고 했지만 신용카드 혜택보다 더 좋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반응이다.
현재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이 신용카드의 2배지만 여전히 신용카드가 더 많이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행의 '2018년 상반기중 지급결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일평균 1조41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3% 늘어났다. 체크카드도 전년대비 7.1% 증가했으나 일평균 이용실적은 4910억원으로 신용카드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 박원순 시장 트윗 대량 리트윗... 버즈량 증가 견인
그래픽=조현준 디자이너. |
빅터뉴스(BDN: BigDataNews)가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2018년 4월 14일부터 2018년 9월 5일까지 5개월간 트위터,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뉴스에 올라온 '제로페이(서울페이 포함)' 버즈량을 집계한 결과 총 6813건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박원순'에 대한 버즈량은 35만3071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제로페이'에 대한 버즈량은 굉장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로페이가 누리꾼들에게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채널별로는 트위터가 5354건(78.6%)을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높은 버즈량을 기록했다. 이어 뉴스 890건(13.1%), 블로그 278건(4.1%), 커뮤니티 224건(3.3%), 인스타그램 67건(1.0%) 순으로 집계됐다.
트위터에서는 박원순 서울 시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제로페이’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을 올리고, 이 내용이 리트윗되면서 버즈량을 증가시켰다. 지난 7월22일 박원순 시장은 트위터에 ‘서울페이가 오고 있습니다. 서울의 정책이 대한민국의 정책이 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 여러분,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방향이 정해졌습니다. 동지도 생겼습니다. 이제 남은 건 속도 뿐입니다. 하루 빨리 카드 수수료라는 무거운 짐을 덜어드리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7월 25일 홍종학 장관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zero! 제로페이! 정부, 지자체, 소상공인, 간편결제 사업자 함께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라는 트윗을 남겼다. 이 내용들은 대량 리트윗됐다.
특히 박원순 시장은 지난 8월 5일 ‘서울페이를 관제페이로 호도하는 한 언론사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물론 서울페이는 관제페이가 아니지만, 자영업자의 절박한 현실 앞에 관제 페이를 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거 아닙니까?’라는 트윗을 남겨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었다.
◇ 누리꾼들 기사 댓글로 '수수료 비용 부담', '유인책 부족' 문제 삼아
그래픽=조현준 디자이너. |
‘제로페이’ 기사에 대한 누리꾼들의 표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부정적으로 바뀌는 양상을 보였다. 댓글 많은 뉴스 6개에 대한 누리꾼들의 표정이 지난 6월 5일 기사에서는 ‘좋아요(긍정)’가 다소 높다가 8~9월 기사에서는 ‘화나요(부정)’가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지난 8월 22일자 세계일보 ‘7조 풀어 자영업자 달래기… 문제는?’ 기사의 화나요 비율은 96.7%에 달했다.
트위터와 달리 기사 댓글에는 제로페이의 취지는 좋으나 수수료는 결국 세금으로 메꾸냐는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소비자입장에서 카드를 사용하는 것보다 혜택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 7월 25일 연합뉴스의 ‘수수료 0% 자영업자 위한 간편결제 첫발… 12월 서울서 시작(종합)’ 기사에 ‘소상공인들이 힘든 건 임대료, 높은 로열티 때문이다’라는 댓글에는 가장 많은 72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같은 날 중앙일보의 ‘자영업자 향한 박원순의 50억 베팅 ‘서울페이’… 돈은 누가?’ 기사에는 ‘네이버 페이도 안쓰는데 박원순이 만드는 장난감을 누가 쓰냐. 또 혈세 몇 십억을 애먼 사람 입에 넣는 구만.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건 이런 쇼가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을 무효로 하는 거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또 누리꾼들은 ‘제로페이’ 취지에 공감하지만 혜택이 없어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지난 2일 뉴스1의 ‘부동산 암초 만난 박원순… 서울페이 돌파구 될까’ 기사에는 ‘소비자 입장에서 서울페이가 카드보다 장점이 뭐가 있지? 소상공인을 위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카드가 가진 각종 혜택을 포기하고 서울페이를 써 달라는 게 말이 되냐’며 날카롭게 지적하는 댓글이 달렸다.
지난 6월 5일 연합뉴스의 ‘자영업자 기대 한 몸에… 결제수수료 0%대 서울페이 통할까’ 기사에도 달렸다. 한 누리꾼은 ‘기사 읽어보면 서울페이로 결제하면 계좌에서 현금 빠져나가는 방식이라고 그러는데, 그럼 그냥 현금 결제하는 것이다. 난 거의 매달 통장에 잔고 없이 신용카드 쓰고 월급 받으면 그걸로 카드 값 내는데. 이건 그냥 계산만 간편해지고 현금 쓰는 것이다. 이게 왜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다는 거냐?’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와 비슷한 의견은 커뮤니티에서도 나왔다. 지난 7월 25일 한 누리꾼은 커뮤니티에 ‘소득공제율 40%라는 유인책으로 이용율을 높인다는 데요. 취지는 공감하나 글쎄요. 얼마나 사용할지. 소득공제율 더 높아봐야 신용카드 혜택보다 더 좋지 않으면 소용없는 데 말입니다. 그냥 기사보다 답답해서 올려봤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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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관련 연관어는 ▲1위 수수료 ▲2위 카드 ▲3위 결제 ▲4위 서울 ▲5위 자영업자 ▲6위 소상공인 ▲7위 카드 수수료 ▲8위 박원순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연관어 추이를 기간별로 살펴보면 5월~6월에는 '박원순'이, 7월~8월은 '수수료'가 연관어 상위를 차지했다가 9월에 다시 '박원순'이 연관어 1위로 올랐다.
제로페이에 대한 긍·부정 감성비율은 긍정이 34.7%, 부정이 34.1%로 팽팽한 수치를 보였다. 긍정감성어로 ▲수수료 없다 ▲기대하다 ▲획기적 등이 나타났고, 부정감성어로는 ▲절박하다 ▲부담 ▲어리석다 등의 표현과 관련이 있었다.
그래픽=조현준 디자이너. |
긍정감정어인 ‘수수료 없다’, ‘기대하다’, ‘획기적’은 모두 더불어 민주당과 정부가 당정협의를 개최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발표했다는 내용의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 트윗에서 언급됐다.
'절박하다'의 경우 위에서 언급했던 박원순 시장의 '자영업자의 절박한 현실 앞에 관제페이를 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는 내용의 트윗과 관련이 있었다.'부담'은 소상공인들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에서 서울페이를 만들으나 신용카드 보다 혜택이 좋지 않아 소용이 없다는 내용의 커뮤니티 글과 관련이 있었다.
'어리석다'는 옥탑방에서 열대야 수행 중인 박원순 시장이 내놓은 어리석은 정책이 '제로 페이'다. 경제학적 사고가 부족한 경우 어떻게 세금을 낭비하고 정의를 훼손하는지 경제학 교과서에 등장할 좋은 사례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제발 공약을 지키지 말라'는 트윗에서 언급됐다.
데이터 분석 정학용 연구원/분석보고서 문의(xiu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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