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최저임금을 지역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취업자수 증가가 3천명에 그쳤던 고용쇼크와 관련해서는 “최근에는 가슴에 숯검댕이(숯검정)를 안고 살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최저임금의 지역별 차별화 방안도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가 함께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폭으로 일정한 범위를 주고 지방(지방자치단체)에 결정권을 주는 것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정부의 책임자가 지역별 차등적용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국 부결됐다”고 부연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또한 9월 고용동향을 묻는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의 질문에 “8월보다 녹록지 않다. 9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고용쇼크를 낳은 정책 요인을 묻는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의 질문에는 “8월 고용실적에서 가장 가슴 아픈 통계 중 하나가 서비스직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민감 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구조개편의 큰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는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의 이어진 지적에는 “우리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와 잠재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해 조선ㆍ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을 포함해 개편방안을 만들고 있고 이른 시일 내 제시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집권한 지 1년5개월이 지났는데 이제와 계획을 짜느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고용시장의 회복시점을 묻는 이진복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도 “구조적 문제와 일부 정책 효과가 맞물려 있어 단기간에 회복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18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월 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을 32만명으로 예측했으나 지난 7월 이를 18만명으로 하향 수정했다. 김 부총리는 고용 지표 예측 실패와 관련 “작년 일자리가 (월 평균) 32만개가 늘었고 대내외 여건과 경기 전망 등을 감안해 예측을 했는데 여러 여건 변화 속에 의욕적으로 잡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부총리는 또 9ㆍ13 부동산 대책과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에 대해선 “일정 기간 효과는 있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예단하기 쉽지 않다”며 “매물이 나오지 않는 부분,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 다소 부족한 공급, 일부 지역 호재 등이 맞물려 있어 계속 모니터링 하면서 필요 시 단호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 편 김 부총리와 달리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현재 상태에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한다는 것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