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N] 女 1명, 평생 한명도 안 낳아.. 합계출산율 0.98명, 역대 최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1명 이하
사망자 수는 통계 작성 이래 최다
인구 자연증가 2만 7900명, 역대 최저
2019-02-28 11:11:05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사망자 수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 추이(그림=통계청)
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 추이(그림=통계청)

통계청이 27일 밝힌 ‘2018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32만 6천 9백명으로 전년 35만 7800명보다 3만 9백명(-8.6%) 감소했다.

2016년 40만 6200명이던 출생아 수는 2017년 40만명 선이 무너지며 35만 7800명을 기록한 데 이어, 30만명 선도 지켜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생각되는 합계출산율은 0.98명이었다. 2017년만 해도 1.05명이었다가 0.08명(-7.1%) 감소한 것이다.

OECD 회원국의 2016년 평균 1.68명에 비해 0.7명 적은 숫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합계출산율 1명 이하인 유일한 OECD 국가가 됐다.

2018년 1분기 1.08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분기 0.98명, 3분기 0.95명, 4분기 0.88명으로 계속 떨어지는 중이다.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청 김진 인구동향과장은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라며 “인구 감소 속도가 상당히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粗)출생률은 6.4명으로 전년 대비 0.6명(-8.8%) 감소했다.

한편, 모(母)의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은 30대 후반(46.1명)이 처음으로 20대 후반(41.0명)을 넘어섰다. 가장 많은 30대 초반은 91.4명이었다.

10년 전인 2008년 85.6명이던 20대 후반 출산율은 2018년 41.0명으로 떨어졌다. 반면 30대 후반은 26.5명에서 46.1명으로 뛰었다. 임신·출산의 고령화 추세가 뚜렷한 셈이다.

출생아 수가 사상 최소를 기록하는 동안, 사망자 수는 29만 89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 3400명(4.7%) 증가했다. 사망원인 통계가 작성된 1983년 이래 최대치다.

인구 1천명당 사망자 수를 뜻하는 조(粗)사망률은 5.8명으로 전년보다 4.6%(0.3명) 늘었다.

사망자 수 및 조사망률 추이(그림=통계청)
사망자 수 및 조사망률 추이(그림=통계청)

남자 사망자는 70대(4만 4천명)가 가장 많았고, 여자는 80대(5만 6천명)가 가장 많았다.

사망률 성비는 남자가 여자보다 1.2배 높았고, 특히 60대는 2.8배로 남녀 차이가 가장 컸다.

성별 사망자 수(그림=통계청)
성별 사망자 수(그림=통계청)

출생아 수가 줄고 사망자 수가 늘면서 인구 자연증가는 2만 8천명에 그쳤다. 2018년 한해동안 하루 평균 896명이 태어나고 819명이 세상을 떠나 77명씩 인구가 늘었다. 전년 대비 61.3%(4만 4천명) 감소한 수치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기록이다.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1980년대 50만명 대를 유지하다 1998년 40만명으로 줄어든 후 2005년 2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인구 자연증가율(인구 1천명당 자연증가)도 0.5명으로 전년보다 0.9명 감소했다.

인구 자연증가 추이(그림=통계청)
인구 자연증가 추이(그림=통계청)

정부는 ‘2020년 합계출산율 1.5명 달성’을 목표로 최근까지 출산장려금이나 아동수당 지급 등 경제적 지원책을 동원했지만, 이런 정책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결국 저출산 대책을 ‘출산 장려’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바꾸기로 했다. ‘합계출산율 1.5명’도 ‘출생아 수 30만명’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는 ▲2025년까지 미취학 아동 의료비 부담 0원 ▲아동수당 지급 대상 확대 ▲육아휴직 급여체계 개선 ▲다둥이 기준 3명→2명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한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결혼 여부를 불문하고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여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아, 연애와 결혼·출산을 포기한 청년세대의 현실이 정부의 정책 전환으로 얼마나 바뀔 수 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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