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뉴스가 워드미터로 집계한 결과 12일 누리꾼의 이목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 보도에 쏠렸다. 이날 네이버 뉴스 중 가장 조회수가 많은 기사는 '나경원'이었고 댓글 수가 가장 많은 기사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기사까지 모두 '나경원'이었다. 조회수로는 얼마전 추락한 에티오피아 항공기 보잉737기종 관련 기사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ㆍ유포 의혹이 불거진 방송인 정준영 관련 기사를 눌렀다. 댓글 수로는 1위부터 15위까지 기사 중 11개 기사가 '나경원' 보도였다.
나 원내대표 관련 보도에 대한 이 같은 관심은 이날 국회교섭단체 대표 연설 도중 일부 여당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집단 반발하는 장면이 언론을 타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와 한미동맹 위기를 지적하며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습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고 말했고, 이 대목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의 발언과 여당 의원들의 고성이 교차하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사과해"를 입맞춰 연발하자 더 이상 연설을 지속할 없게 됐다. 그러자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님들께 호소한다. 이 시간은 야당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야당 원내대표 이야기도 듣지 않겠다는 것은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이며, 이처럼 귀닫는 자세가 정권을 오만과 독선으로 만들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본회의장은 의회민주주의의 전당이다. 제 연설이 끝나고 원고를 모두 듣고(읽고) 나중에 말씀해 달라"고 강변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의장석에 올라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후 문 의장이 나서 "국회는 민주주의의 본령이다. 이런 모습은 공멸의 정치다. 얘기가 잘못됐어도 참고 또 참고 들어야 한다. 평가는 국민의 몫"이라며 의원들을 진정시켰다. 그러나 회의장 내 소요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나 원내대표가 발언을 이어갔고, 총 1시간에 걸쳐 연설을 마무리지었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연설을 통해 ▲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위헌이다 ▲ 가짜 비핵화로 얻은 것은 한미훈련 중단뿐이다 ▲ 적폐청산에 집착하는 동안 민생이 무너졌다 ▲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있다 ▲ 자유민주주의가 부정되고 있다 등 크게 다섯 가지로 정부 실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원탁회의 개최 ▲ 국민부담 경감 3법 ▲ 국론통일을 위한 7자 회담 ▲ 자유한국당이 직접 대북특사 파견 ▲ 동북아-아세안 국가들로 구성된 대기오염 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관한 협약 ▲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 분산 원포인트 개헌 ▲ 전 상임위 국정조사ㆍ청문회 등을 제안했다.
◇ 나경원 연설에 누리꾼 "시원하다" "전부 맞는 말" 등 크게 호응
네이버 기사에 댓글을 단 누리꾼들은 대다수가 "나경원, 맞는 말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정은 대변인' 운운이 국가원수모독죄라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에 누리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누드화는 표현의 자유라더니", "블룸버그 통신이 이미 보도한 건데 이제 외신 대상으로 싸우겠다는 건가"라며 반발했다. "속 시원하다", "누구도 모독하지 않았다" 등 기사 댓글은 나 원내대표를 응원하는 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2004년 주한 일본대사관이 개최한 자위대 창립 50돌 행사에 나 원내대표가 참석했는지 여부가 논란이었던 점을 들어 그를 '친일파'라고 비난하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또 나 원내대표의 '김정은 대변인' 발언에 대한 여당과 청와대의 반발이 부각되며, 연설에 담긴 다른 주장에 대해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의견은 댓글에서 찾기 어려웠다.
- 일반국민들이 느끼는 시원한 대표연설을 하였네요. (공감 4427회, 비공감 1395회)
- 나경원이 말한 말 전부 맞는 말이다. 이게 나라냐. 세금은 엄청 걷어들이고 청년실업은 증가하고 우리나라만 무장해제됐다. (공감 2375회, 비공감 791회)
- 친일파가 헛소리 하네. 아베한테나 가라. (공감 2106회, 비공감 1147회)
(↑ 네이버 기사 댓글 일부. 의도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일부 표현 수정)
한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나 원내대표가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정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한민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률 검토를 통해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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