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시가격 인상 두고 누리꾼 찬반 '팽팽'

[데이터N]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발표로 '공시가격 3종 세트' 인상안 마무리
누리꾼 찬반 격돌... "공정과세 전초전" vs "성실한 사람도 적폐로 모는 격"
2019-04-01 16:56:03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시장경제DB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시장경제DB

정부가 주택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의 차이를 좁히겠다며 추진하는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 대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찬반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리꾼들은 특히 공시가격 인상 정책이 세금폭탄인지 여부에 대해 입장이 크게 갈렸다. 빅터뉴스가 소셜메트릭스와 워드미터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로그, 인터넷 커뮤니티와 뉴스 댓글 등을 분석한 결과다.

공시가 현실화가 본격화된 시기는 올해 1월 24일 정부가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하면서부터다. 표준주택ㆍ표준지ㆍ공동주택 등 이른바 '공시가격 3종 세트' 인상안 발표가 마무리된 것은 3월 14일이다. 이에 올해 1월 1일부터 3월 30일까지 네이버 관련 뉴스 댓글을 분석해 보면, 공시가격 인상과 관련해 누리꾼 간에 벌어지는 설전의 키워드는 '세금'이었다.

워드클라우드로 나타낸 '공시가격' 연관어. 분석대상=네이버 뉴스. 분석기간=2019년 1월 1일~3월 30일
▲ 워드클라우드로 나타낸 '공시가격' 연관어. 분석 기간=2019년 1월 1일~3월 30일. 분석대상=네이버 뉴스 댓글. 분석도구=빅터뉴스 워드미터

공시가격을 올리는 데 찬성하는 쪽은 주택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등 각종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인상을 통해 세금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놔 주택시장에 물량이 많아지게 되면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논리였다. 또 그동안 주택가격 상승으로 덕을 본 주택 소유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며,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지나치게 낮고 집값이 싼 지역이 비싼 지역보다 오히려 공시가율이 높기도 해, 이런 왜곡된 현실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반대하는 쪽은 공시가 인상이 조세법률주의 위반이며, 세금을 올리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주택공시가 인상은 증세로 이어지는 게 분명하고 그것이 국토교통부의 지침에 따라 결정된 터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조세부과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반대의견은 또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거래가 묶여 있어 차익이 현실화된 게 아니므로 세금을 올리면 그만큼 가처분소득이 줄어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공시가 인상이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와 세입자에게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 찬반 양측 격론... "공정조세 실현" vs "성실히 돈 모은 사람도 적폐인가"

찬반 양측은 격론을 벌이고 있었다. 임대소득 과세 강화와 맞물려 다주택자의 부담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한 기사에는 “이번 기회에 다주택자 매물 내놓게 해 집값 폭락하게 합시다. 빚 내서 집 산 사람들도 정리해야죠. 그러면 은행도 어느 정도 정리되겠죠”라는 댓글이 달려 2100회 공감과 990회 비공감을 받았다. 공시가 현실화를 다룬 또 다른 기사에는 "공정조세를 위해 공시가를 현실화해서 강남과 강북 간 공시가율을 동등하게 맞추는 건 당연한 건데, 강남 살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강남부자, 한남동 고가주택 사는 부자 걱정해주고 있다"고 해 1350회 공감과 440회 비공감을 받았다. 이 댓글에는 "공시가율이 어떻든 고가주택 사는 부자들은 이미 세금을 더 내고 있다", "남이 더 고통받으니 가만 있으라는 비겁한 생각이네요" 등의 반박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같은 기사에 달린 또 다른 댓글은 "성실히 돈 벌어서 자식에게 줄 주택 두세 채 사둔 사람들도 있다. 남들 외제차 끌 때 소형차 몰면서 돈 모은 사람들까지 다 적폐로 몰지 말라"고 주장해 3400회 공감을 받았으나, 비공감도 2200회에 달했다. 이 누리꾼의 주장에 댓글을 단 어떤 이는 "성실히 투기했다는 얘기로 들립니다"라며 비꼬고 있었다. "그 주장대로라면 집 많이 가진 사람이 가장 성실한 건가", "집은 공공재"라는 주장도 있어 부동산투자 자체를 사회악으로 보는 일부 시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다음으로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발생한 관련 버즈(SNS상의 언급)를 보면, '공시가격' 관련 감성키워드 1위는 ‘세금폭탄’이었다. 이것은 누리꾼들이 공시가 인상을 세금폭탄으로 보고 있어서가 아니라, "공시가 인상은 세금폭탄이다"와 "세금폭탄이 아니다"란 버즈가 동시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세금폭탄이 아니다"란 버즈는 일부 트위터의 트윗이 연이어 리트윗되며 다량으로 발생한 것이다.

'공시가격' 관련 감성키워드. 분석도구=소셜 메트릭스. 분석기간=2019년 1월 1일에서 3월 30일까지
▲ '공시가격' 관련 감성키워드. 분석도구=소셜 메트릭스. 분석기간=2019년 1월 1일에서 3월 30일까지. 부정감성어 '세금폭탄', '부담' 등의 키워드는 공시가 인상이 세금폭탄과 부담증가라는 버즈와 그렇지 않다는 버즈와 모두 연관돼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3월 14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공시가격은 조세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0여가지 행정 기초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공정하고 적정하게 결정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공시가격은 공시제도 도입 당시부터 부동산의 유형?지역?가격대별로 불균형이 존재하여 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올해 공시가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15일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현안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시세 12억 원 초과 고가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의 형평성을 제고했다고 밝혔지만 시세 6억 원 이상의 중ㆍ저가 공동주택부터 15% 이상 공시가격이 대폭 올랐다. 공시가격이 15% 이상 오른 주택이 서울시 전체 아파트의 40%(62만 가구)나 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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