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화장품 위탁생산 기업 ‘한국콜마’의 윤동한 회장이 직원 조회에서 ‘친일’, ‘여성비하’ 주장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상영했다가 ‘불매’ 역풍을 맞자 11일 사퇴했다.
윤 회장은 같은 날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 회장은 지난 7일 임직원 700여명이 참석한 직원 조회에서 한 극우 성향 유튜브 영상을 상영했다. 이 영상의 유튜버는 “(일본 총리)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이 유튜버는 영상 후반부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 말했다.
영상 상영 사실이 익명게시판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커지자, 한국콜마는 9일 “대일 환경에 대한 이해를 돕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여성 부분은 조회에서 방영되지 않았으며, 윤 회장이 영상 전체 내용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회사 측 해명에도 SNS를 중심으로 ‘한국콜마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됐다.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제품과 고객사 제품 명단이 퍼지면서 9일 하루 한국콜마 주가는 4.88% 하락했고, 지주사 한국콜마홀딩스도 8.56%나 빠졌다.
윤 회장이 사퇴한 다음날인 12일도 전일보다 1.78% 하락한 46,900원에 거래됐다.
한국콜마는 고객사의 의뢰로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도맡아 위탁생산하는 ODM(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방식의 사업 모델을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 중 최초로 시작한 회사다.
1990년 창립한 이 회사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미샤, 더페이스샵 등 굴지의 화장품 회사를 고객사로 거래하고 있으며 시중 화장품의 20% 이상을 만들고 있다. 한국콜마 주식의 시가총액만 12일 현재 1조 731억원에 이른다. 40조원에 이르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급성장으로 지난 2014년 들어 주가가 2배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잘나가던 화장품 ODM 업체에서 직원 조회 시간에 방영한 유튜브 영상 때문에 최대 위기에 빠진 한국콜마에 대해 누리꾼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빅터뉴스(BDN:BigDataNews)가 온라인 미디어 분석 솔루션 ‘펄스K’로 조사한 결과, ‘한국콜마’(콜마)에 대한 SNS 버즈(특정 단어에 대한 온라인 상 의미있는 언급)량은 7~12일 엿새간 14만 665건에 달했다. 1주일도 못되는 짧은 기간 동안 14만이 넘는 언급 횟수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이슈가 된 것이다.
SNS 채널별로는 트위터가 13만 7262건으로 버즈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블로그 2524건, 뉴스 433건, 카페 163건 순이었다.
사건이 보도된 9일 하루 6만 1761건 버즈량이 발생했다. 트위터도 이날 6만 502건으로 가장 많은 언급량을 기록했고, 블로그에서는 895건의 버즈량을 보였다.
뉴스는 문제의 윤동한 회장이 사과의 뜻과 함께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발표한 11일 168건으로 가장 많았다.
◆ ‘한국콜마’ 연관어, ▲회장 ▲불매 ▲윤동한... 트위터는 ▲한국여성 ▲여성혐오
‘한국콜마’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회장(367232) ▲불매(24004) ▲윤동한(23293)으로, 윤동한 회장이 이 논란의 중심에 있었음을 알게 했다. ▲화장품(19020) ▲불매운동(15548) ▲CJ헬스케어(12655)도 고연관어군에 속했다.
트위터에서는 ▲여성(9442) ▲한국여성(7836) ▲여성혐오(7744)가 자주 언급되면서 여성 혐오 논란이 한 축이었음을 입증했다.
뉴스에서도 ▲여성(200) ▲베네수엘라(173) 등이 연관어 고순위에 랭크됐다.
카페에서는 ▲아베(60)가, 커뮤니티에서는 ▲ODM(30)이 자주 언급됐다.
◆ ‘한국콜마’ 상황 연관성, ▲운동 ▲후원... ‘박근혜 경북 후원회장’說 급속히 퍼져
‘한국콜마’가 어떤 상황과 고연관성을 갖는지 분석한 결과 ▲운동이 17392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콜마 윤동한의 사과나 사퇴와는 관계없이 불매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등 ‘일본 불매운동’이 언급된 SNS 문장에 함께 쓰이면서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북 지역 후원회장이었다’는 설이 SNS에 돌면서 ▲후원(4096)이 상황 연관어 2위에 올랐다.
◆ ‘한국콜마’ 연관 높은 브랜드, ▲남양 ▲미샤 ▲이니스프리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와 연관성 높은 브랜드는 ▲미샤(3473) ▲이니스프리(3394) ▲아모레퍼시픽(3383) ▲DHC(2152) ▲더페이스샵(2603) 등 화장품 브랜드가 높은 순위에 오른 가운데 ▲남양이 4150건으로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남양유업 불매 이후 간만에 제조자 확인한다”, “한국콜마 제2의 남양이 되겠군”이라는 누리꾼 반응들이 전파되면서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이른바 ‘대리점 갑질 사건’으로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으며 ‘불매운동’에 시달려야 했다.
◆ ‘한국콜마’ 고연관 국가는 ▲일본 ▲베네수엘라
국가 연관성은 단연 ▲일본(22113)과 ▲베네수엘라(4682)였다.
2위 ‘베네수엘라’는 윤 회장을 사퇴에 이르게 한 문제의 동영상 내 “베네수엘라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 발언이 전해지며 누리꾼들의 격노를 샀다.
◆ ‘한국콜마’와 함께 언급 증가 단어, ▲불매운동 ▲경상북도 ▲후원회장
언급량과 증가율에 기반해 고연관 이슈어들의 미래 흐름을 분석한 결과, 현재 언급량도 많고 증가 추세에 있는 단어들은 ▲불매운동 외에 ▲경상북도 ▲후원회장 등이 관찰됐다. 사퇴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상북도 후원회장이었다는 설이 SNS 공간에서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현재 언급량은 적지만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미래 이머징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큰 단어들은 ▲화장품회사 ▲중소기업 ▲친일기업 등이었다.
▲CJ헬스케어 ▲베네수엘라 ▲여성비하 등은 현재 언급량이 많지만 정체 또는 감소 추세에 있어 쇠퇴할 가능성 있는 단어들로 관찰됐다.
‘CJ헬스케어’는 한국콜마가 2018년 2월 CJ제일제당으로부터 1조 3천억원에 인수한 제약회사다.
◆ ‘한국콜마’ 이슈 폭발... 뉴스는 ‘윤동한 회장 사퇴’ 11일, 댓글은 ‘친일 유튜브’ 9일 최다
한일 경제전쟁 국면 속에 ‘한국콜마’ 사태는 누리꾼들의 ‘반일’ 감정에 기름을 부으며 SNS 공간에서도 짧은 기간에 비하면 많은 뉴스와 댓글을 몰고 왔다.
뉴스 댓글 분석 프로그램 ‘워드미터’로 분석한 결과, 7일부터 12일까지 포털 <네이버>에 등재된 한국콜마 뉴스는 인링크 기준 424개. 댓글도 11만 6730개나 됐다.
날짜별로는 기사 수는 윤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난 11일 197개로 가장 많았다. 댓글은 ‘친일’ ‘여성비하’ 내용을 담은 유튜브 상영 사태가 알려진 9일 5만 1943개로 가장 많았다.
◆ “한국 여성들 곧 싼 값에 몸 팔 것” 여성비하 유튜브 시청 강요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는 9일자 아시아경제 「"한국 여성들 곧 싼 값에 몸 팔 것"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 여성 비하 유튜브 시청 강요 논란」으로 JTBC의 8일 ‘뉴스룸’ 보도를 인용한 기사였다.
윤 회장이 6일과 7일 세종시 본사와 서울 내곡동 신사옥에서 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월례조회에서 직원들에게 상영한 유튜브에 ‘한국 여성들이 곧 싼 값에 몸을 팔 것’이라는 주장이 들어있었다는 내용이다.
윤 회장이 공개한 영상 속 유튜버는 “아베가 문재인의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김정은하고는 케이크를 잘만 X먹었다. 그 XX을 떨면서도 한일 관계가 최악이라고” 하는 등 표현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했다.
“베네수엘라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고도 했다.
◆ 누리꾼 반응, “불매운동이 답!” vs “포퓰리즘 베네수엘라 타산지석 삼자는 것”
4573개 댓글이 달렸다.
“불매운동이 답이다!”(공감 4780개), “웃긴 회사네”(공감 1087개) 등 댓글이 있는가 하면, “몸 팔게 될 거란 게 아니잖아. 사회주의 포퓰리즘 하던 베네수엘라가 경제적으로 망했잖아 타산지석 삼자는 건데”라며 맞는 말 했다는 주장을 한 댓글은 8995개 공감을 얻었다.
◆ 한국콜마, ‘한국여성 극단적 비하 영상’ 조회서 틀어
아시아경제가 인용한 JTBC 「한국콜마 회장, '한국여성 극단적 비하 영상' 조회서 틀어」는 영상을 본 많은 직원들이 익명 게시판을 통해 불쾌감을 드러냈다면서, 한국콜마 측은 “현재의 한일 갈등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 해명했다고 전했다.
기사를 읽은 5682명 누리꾼들이 감성 반응한 가운데 ‘화나요’가 5031개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 “여성들 때문에 돈버는 회사가 할 짓인가?” “불매합니다”
“난 남자인데도 이뉴스 보고서 혈압올라 돌아가실 뻔했음.여성들로 인해서 돈벌어먹는 회사가 할 짓인가?”라며 유튜버 발언 내용을 질타한 댓글은 7073개 공감을 얻었다.
“콜마가 이런 회사였군요 역겹습니다 불매합니다”도 5222명 누리꾼들의 공감을 받았고, “좋은 이미지의 회사였는데 안타깝게도 회장님이 회사 수준과 주가를 떨어트리는 주범이시네요”는 2649명 누리꾼들이 공감을 표시했다.
◆ ‘한국콜마’ 부정 감성어 86%... 긍정어(14%)의 6배
‘한국콜마’가 언급된 SNS 문장에 함께 포함된 감성어의 긍부정 비율은 부정어가 86.0%(7만 3098건)으로 긍정어 14.0%(1만 1911건)의 6배를 넘었다.
긍정어와 부정어 모두 콜마 ‘직원 조회 유튜브 상영’ 건이 보도된 9일에 집중됐다.
◆ ‘한국콜마’ 부정 감성어 1위는 ▲불매... 긍정어 1위는 ▲유명
‘한국콜마’ 관련 부정어 중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불매(18150)였다.
불매는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한국콜마 불매운동’이 벌어지며 부정 감성어 1위에 올랐다.
‘7달러에 몸을 파는 베네수엘라 여성’ 등 문제가 된 유튜브 내 여성 비하, 혐오 발언도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으며 ▲비하(11089) ▲혐오(7940) 등도 부정어 순위에 올랐고, ▲막말(6985) ▲친일(5460) 등이 뒤를 이었다.
긍정 감성어는 ‘한국콜마가 화장품 제조업체로 유명하다’, ‘국민들이 애용해 줬더니 국민정서 무시’ 등 주장이 이어지며 ▲유명(1990) ▲애용(1603) 등이 1, 2위에 올랐고, ▲대단(1021) ▲재미있다(644) ▲좋다(504) 등도 긍정어 상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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