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주문기(키오스크)를 도입하는 음식점이 급증하고 있다. 동네 음식점은 물론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도 무인주문기가 대세로 떠올랐다. 무인주문기는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주문이 가능하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이 설 자리는 줄어든다는 부작용이 있다. 아예 무인점포로 운영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음식점 일자리는 주로 취약계층이 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고용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2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현재 400여 개 매장 가운데 약 70%인 280여 곳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KFC는 200여개 매장 마다 3∼4대의 키오스크를 두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 매장 키오스크를 현재 72개에서 연내 17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아이스크림 전문가계나 편의점, 모텔의 경우 아예 무인점포로 운영되는 곳도 늘고 있다. 신용카드 등 결제 수단만 있으면 직접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코로나19와 기술의 발전이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문제와 맞물리면서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비단 음식점 매장의 문제가 아니라 무인드론 택배, 자율주행 택시 등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그만큼 고용 타격에 대한 우려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음식점업계에선 고용타격이 크지 않고 매출 증가 효과는 더욱 좋다는 입장이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한국노동연구원·한국노동경제연구학회와 함께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0년 고용영향평가 결과발표회’의 ‘키오스크 확산이 외식업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무인주문기 도입 업체의 매출은 6% 늘었고 고용감소는 0.23명에 불과했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의 경우도 고객 응대 직원을 주방으로 돌리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코로나19 이후 직원이 사리지고 무인주문기가 들어선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매출와 업무가 늘어나면서 가능한 신규 고용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다. 키오스크(무인주문기)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걱정이 기우만은 아닌 셈이다.
실제 통계청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취업자는 2652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만8000명 감소했다. 그중 일용근로자가 1년 전에 비해 17만명, 12.1% 감소했다. 상용근로자가 5000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고용취약계층 일자리 감소가 두드려졌다. 비임금근로자 중에서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만8000명(9.6%) 감소한 데 반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7만5000명(1.9%) 증가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은 상당수 자영업자가 직원을 해고하고 1인 자영업자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최근 경제전문가 2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취업자수는 5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10월 조사때의 18만명 증가 전망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다. 이는 KDI(10만명 증가)나 한국은행(13만명 증가) 전망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고용없는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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