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폭탄'이 떨어졌다. 실손보험료를 가장 많이 올린 곳은 삼성화재였다. 병원을 가지 않고 보험료만 꼬박꼬박 납부해온 소비자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용진 의원에게 금융위원회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손해보험 주요 4사의 실손보험 인상률이 상품유형에 따라 평균 11.9∼19.6%로 파악됐다. 2009년 9월까지 팔린 '1세대' 구 실손보험이 각사 평균 17.5∼19.6%, 이후 2017년 3월까지 팔린 표준화실손보험이 각사 평균 11.9∼13.9% 각각 올랐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4대 손보사 중 삼성화재 구실손 인상률이 19.6%로 가장 높았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3대 생명보험사는 구실손보험을 평균 8∼18.5%, 표준화실손보험을 평균 9.8∼12.0% 각각 인상했다. 삼성생명의 인상률이 18.5%로 가장 높았다.
보험사들의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보험 가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 셈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손해율을 올해 인상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작년 상반기 구실손과 표준화실손의 위험손해율은 각각 143%와 132%를 기록했다. 위험손해율이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제외한 '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의 비율을 뜻한다. 또한 구 실손보험의 경우 갱신주기가 통상 3·5년로 수년치 인상분이 한 번에 오르기 때문에 체감 효과가 클 것일 뿐 연간으로 보면 인상률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가입자들의 불만은 그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보험을 이용하지 않거나 소액만 이용하고 보험료만 꼬박꼬박 납부해온 소비자들까지 ‘보험료 폭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 1년에 한 번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거나 소액만 청구한 가입자는 전체의 80~90%로 추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김 모씨는 “실손보험 가입하고 병원을 가본적이 없다”며 “많이 이용한 사람과 적게 이용한 사람의 보험료에 차등을 둬야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실손보험 적자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보험료 폭탄’이 계속될 가능성도 높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금의 손해율을 올리는 비급여 진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잉진료가 의심돼도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가 지급을 거절할 수가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비급여 진료의 표준화 등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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