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헐값?졸속매각 논란속에 무산됐던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다시 재개될 전망이다. 대우건설 매각은 수조원대 공적자금 회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가적 관심사다. 하지만 공식절차가 시작도 되기도 전에 밀실매각 비판이 나오는 등 난항이 예상된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지난 2일 여의도 산업은행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자기이익 중심으로 밀실매각 특혜매각을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건설산업 발전은 뒷전, 인센티브에 눈먼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각성하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시행을 업으로 하는 DS네트웍스가 재무적투자자인 사모편드와 함께 인수에 참여하고자 한다는 소식과 함께, 해외사업 경험은 커녕 지역 업체의 틀을 벗이나지도 못했으며 대표이사가 비자금 조성으로 실형까지 선고받은 이력이 있는 중흥건설이 글로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한 춘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미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매각 방법 등 기본원칙조차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인수의향자들과 접촉하고 매각에 대해 논의해 오고 있었던 것은 각 업체들과 산은 및 KDB인베스트먼트의 짬짬이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매각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고, 대우건설의 지속경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매각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대현 사장 등 산은 출신과 이동걸 산은 회장이 원장으로 있었던 금융연구원 상임 자문위원 출신인 임병철 부사장 등이 이끌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2조원대의 매각가가 부족하다 지적도 있다. 산은이 투입한 혈세는 3조20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국가 재정이 악화한 상황에서 더 받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투입혈세를 보전할 수 있는 수준에서 매각가가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가도 8900원대다. 현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7000억원대다. 매각가 산정에 다양한 변수가 반영된다고 치더라도 경영프리미엄 없이 현재 시가총액만으로도 3조 이상의 가격이 가능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2조원대로 팔리면 또다시 헐값 매각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다만 산은은 혈세 손실이 나더라도 배임 등으로 처벌할 수 없도록 정관을 개정한 상태다.
일각에선 대우건설의 잦은 산재 사망사고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10년간 100대 건설사 중 사망사고가 연평균 5건 이상 발생한 건설사는 대우건설이 유일하다. 올해도 벌써 2명의 노동자가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산은 체제 이후 '최초 연임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단 김형 사장이 수시로 안전경영을 외쳤지만 상황은 특별히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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