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상해’ 혐의로 유죄를 받은 구본성 아워홈 대표가 결국 해임됐다. 구 대표의 여동생들이 이사회를 열어 그를 대표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지난 2017년 구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 회사를 떠났던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이사가 대표로 컴백했다. 실적악화로 구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물음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번 일탈행위가 반격의 명분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구 대표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아워홈에 대한 불매운동을 외치는 등 기업 이미지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오전 주주총회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구지은 대표 측이 상정한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신임 대표이사로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구지은 대표는 지난 2004년 아워홈 입사 이후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지만, 장자인 구 부회장이 2016년 경영에 참여하면서 아워홈 경영에서 밀려났다. 이후 '사보텐',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해 구 부회장과 평행선을 달렸다.
구 부회장은 지분 38.6%로 아워홈의 최대주주였지만 형제들의 지분율에 밀렸다. 구미현(19.3%)·명진(19.6%)·지은(20.7%) 세 자매의 지분을 합치면 59.6%에 달한다. 지난 2017년 아워홈 경영권 분쟁에서 오빠인 구본성 부회장 편에 섰던 구미현 씨가 이날 주총에선 구지은 대표 손을 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구 부회장의 '보복운전 특수상해' 사건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의로 전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유죄가 인정됐지만 처벌 수위가 너무 약하다는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면서 구 부회장은 물론 아워홈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여론이 지속되고 있다. 구 부회장의 등장이후 아워홈의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해임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아워홈은 지난해 상반기 연결 기준 1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워홈의 앞날 실적전망도 좋지 않다. 지난 4월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에서 국내 8개 대기업들은 “구내식당 일감을 외부업체에 개방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아워홈에 일감을 지원하던 LG와 LS 역시 단체급식을 개방하기로 했다. LG는 내년부터 단체급식 일감을 순차적으로 경쟁입찰에 붙이기로 했고 LS는 현재 계약이 끝나는 사업장부터 경쟁입찰을 도입하기로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형제간 대립각이 지속되던 상황에서 구 부회장의 보복운전 사건이 '반 구본성 연대'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구 부회장이 여전히 아워홈의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신임 구 대표 역시 실적 등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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