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가가 파죽지세다. 시가총액도 올초 대비 2배로 불어났다. 계열사 상장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소액주주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카카오는 자회사를 통해 암호화폐 클레이 장사도 하고 있다. 단기간에 이처럼 대대적으로 자회사를 상장한 기업은 흔치 않다. 네이버가 제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면서도 상장은 하지않는 것과도 대비된다. 그야말로 신나는 '상장 파티', 물들어올 때 노젓자는 식이다. 문제는 그동안 증시를 끌어올린 유동성 파티가 머지 않아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의 대대적인 상장과 주주양산이 향후 유동성 회수와 투자시장 방향 변화와 맞물릴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다. 투자자 판단 문제라고는 하지만 카카오가 자금 수혈을 위해 판을 벌여도 너무 크게 벌이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낮 12시 카카오 주가는 전일대비 6000원(-3.54%) 하락한 16만3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기준 시가총액은 72조5825억원으로 코스피 3위다. 올초 시총 대비 2배가 넘는다. 카카오 시총은 지난 15일 네이버를 넘어서고 현재 2위 SK하이닉스(91조3643억원)를 겨누고 있다. 양사의 차이는 20조원 가량이다. 그 뒤를 4위 네이버가 69조3192억원으로 추격하고 있다.
카카오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 '세포분열식' 자회사 상장 기대감이 투심을 끌어당겼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내년까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야나두 등 다양한 자회사의 기업공개가 추진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몸값이 최소 10조원에서 최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시총이 20조원대인 기존 금융사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암호화폐 업비트를 운영중인 두나무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회사를 통해 암호화폐재단 클레이튼도 운영하고 있다.
주식시장, 암호화폐 시장을 가리지 않고 유동성을 바짝 끌어모으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풍부한 유동성과 증시 활황을 카카오가 자본력을 늘릴 절호의 기회로 본 셈이다. 카카오는 액면분할도 단행했다. 가격 부담을 줄여 더 많은 개인투자자를 유인한 조치로 분석된다. 현재 주가를 액면분할 이전 가격으로 보면 80만원에 달한다. 올해 개미는 카카오 주식 1조3000억원어차를 사들였다.
문제는 향후 각국에서 유동성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경우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다시 강세로 전환되고 있지만 미국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 그리고 그에따른 투자시장의 충격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증시 활황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상장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카카오 처럼 다수의 계열사를 잇따라 상장하는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카카오는 막대한 자본력을 축척하게 되겠지만 투자 시장이 위축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이는 도덕성에 관계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상장 파티'를 벌인 카카오와 계열사들이 향후 어떤 방법으로 늘어난 소액주주를 배려할 지도 주목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 NTT도코모 등 일본에선 카카오와 반대로 자회사 상장폐지 러시가 일어난 바 있다. 위기속 상장사별 소액주주 입장과 계열사별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액주주 권리를 제대로 존중하지 않는 한국과 사정은 다르겠지만 상장에는 그만큼 큰 책임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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