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이 유동성 공급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글로벌 증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최근 물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연준이 경제 회복이 분명해질 때까지는 현재 ‘돈 풀기’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만큼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를 경우 연준은 전면적으로 통화정책을 변경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인플레이션이 눈에 띄게 높아졌고 추후 더 계속 오를 것 같지만 이는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라며 “물가가 너무 많이 상승하면 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고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주장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이어 전날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 지표가 과열되는 상황이지만 아직 긴축에 나설 단계는 아니라는 분명한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이는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장에서 주목해온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이나 금리인상의 시기가 예상 보다 더 늦어지고 유동성 공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7.75bp 내린 1.3452%, 2년물 금리는 4.38bp 하락한 0.2250%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장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강세로 마감했다.
국내 코스피 역시 이날 오후 1시 전일대비 13.21포인트(+0.40%) 오른 3,278.02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최근 변동성이 감소하긴했지만 꾸준한 우상향으로 상승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이날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으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그동안 연내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했지만 아직까지는 금리를 올려 경기를 위축시키기에 다소 이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증시의 한 전문가는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을 발판으로 증시가 상승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우려 보다 긴축 정책이 더 큰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며 "연준이 다시한번 돈을 계속 풀겠다는 시그널을 분명히 한 만큼 코스피 역시 좀 더 강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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