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2분기 실적 불안감에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사진) 검찰 수사 등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특히 주가가 반등없이 꾸준히 흘러내리면서 속을 끓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4일 하이트진로 주가는 전일대비 250원(-0.74%) 내린 3만3750원으로 마감했다. 3일 연속 하락으로, 4만원대를 넘나들던 지난달 대비 18%(고점 4만750원) 가량이 떨어졌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하이트진로를 한달 내내 팔고 있다는 점은 주목된다. 외국인의 경우 지난달 2일 이후 8일과 30일을 제외하고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고 기관 역시 매도세가 강하다. 이처럼 꾸준한 주가 하락에 외국인과 기관까지 하이트진로를 외면하면서 특별한 악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다.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2분기 실적 전망이 투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된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 테라·진로의 점유율 확대 효과와 일시적인 팬데믹 회복 등릐 높은 역기저 효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화된 거리두기 규제인 10시 이후 영업금지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역시 전년비 매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주류시장의 경쟁 심화도 매출 감소 부담과 수익성 부진의 요인이라고 짚었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거리두기 지속으로 인한 매출 부진, 6월 경쟁사 파업이슈로 인한 물량 밀어내기 이슈 등으로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따라 투자자들이 서두를 필요 없이 시장 상황과 실제 판매량 회복 추이를 먼저 확인해보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박 회장의 사익편취 혐의 검찰 수사도 주가 약세 배경중 하나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4일 박 회장과 하이트진로그룹이 지난 2017년과 2018년 하이트진로그룹의 현황 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연암, 송정, 대우화학, 대우패키지, 대우컴바인 등 5개사를 누락한 혐의로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검찰은 최근 이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했다. 연암과 송정은 박 회장의 조카들이, 나머지 3개사는 박 회장의 고종사촌과 그의 아들, 손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이에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직원의 실수'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지만 공정위는 박 회장이 친족회사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회피를 위해 고의로 신고를 누락한 것으로 보고 있어 엄벌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그의 아들인 박태영 사장이 일감몰아주기로 1심에서 유죄를 받았다는 점에서 이들 부자에 대한 여론도 차갑다. 법적 처벌에 따른 경영공백 리스크 등 오너일가와 관련한 악재가 주가의 발목을 잡았을 가능성이다. 실제 하이트진로 주가는 공정위가 고발 사실을 밝힌 지난달 14일 즈음부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가가 끝없이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표정도 좋지 않다. 하이트진로 주식을 보유중이라는 직장인 A씨는 "무슨 주가가 한달 내내 내리느냐"며 "왜 오너일가가 돌아가면서 검찰 수사를 받는 지도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현재 각종 인터넷 포털 하이트진로 종목 게시판에는 A씨와 비슷한 의견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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