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보유하던 한 저택을 매입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재벌 3세라고는 하지만 30대의 젊은 나이의 이 부장이 '아빠 찬스' 없이 월급 등 자력으로 190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데다가 특히 그가 증여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에 버금가는 금액을 저택 구입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도 저택구입 보다 세금납부를 먼저 마무리하는 것이 CJ 후계자로서의 이미지에 좀더 어울리지 않았겠느냐는 시각도 나온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장은 지난달 1일 이 회장의 서울 중구 장충동 저택을 196억원에 유족으로부터 사들였다. 이 주택은 이 회장이 지난 2014년 한국자산신탁주식회사로부터 350억원에 매입한 곳으로 실제 거주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사후 유족들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유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번 주택 매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부장이 이 주택에 실제 거주할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CJ그룹의 측은 "개인적인 문제다. 실거주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그의 자금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이 부장의 자산 대부분은 그의 부친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부장이 최근 CJ올리브영 프리IPO에서 1018억원 가량 뭉칫돈을 확보한 것도 지난 2014년 그의 부친의 지분 증여(CJ시스템즈 15.9%)에서 출발했다. 이 회장은 CJ시스템즈가 CJ올리브영과 합병돼 CJ올리브네트웍스가 된 뒤에도 4.54%를 다시 증여했다.
이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신형우선주(CJ4우) 184만여주도 자식들에게 증여했다. 애초 2019년 증여를 결정했지만 주가가 떨어지면서 이를 취소하고 2020년 4월 다시 증여했다. 이에따라 증여세도 700억원대에서 600억원대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가 51% 지분을 보유한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지분 100% 자회사 벤처캐피털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도 CJ그룹 계열사의 투자를 받으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부장은 증여세를 성실히 분할납부하고 있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형우선주 증여에 대한 세금은 5년 분할로 계속 납부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우선주 증여에 따른 세금을 600억원으로 가정하고 이 부장에게 할당된 세금을 그 절반인 300억원으로 설정, 이를 5년(60개월)로 단순하게 나눠보면 매달 5억원꼴이 된다. 분기로는 15억원, 연간 60억원꼴이다. 이번에 저택구입에 쓰인 돈은 약 3년3개월 가량의 증여세를 납부할 수 있는 규모다.
한편, 이 부장은 마약 밀반입 혐의로 지난해 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그는 올해 1월 CJ제일제당 부장급 자리인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복귀했다. 석방된지 불과 1년 4개월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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