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15개열 동안 이어졌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것으로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으로 상승해왔던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영향이 주목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6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 0.5%포인트를 한 번에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을 단행했고,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기준금리는 작년 7, 8, 10, 11월과 올해 1, 2, 4, 5, 7월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마침내 이날 15개월 만에 인상됐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0.5∼0.75%포인트(p)로 벌어졌다.
눈덩이 가계대출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 이날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5일 금통위 회의 직후 "최근 경제 주체들의 위험 선호, 차입에 의한 자산투자가 이어졌다"며 "건전성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한 거시건전성 규제도 한계가 있다. 금융 불균형 문제를 거시건전성 정책과 함께 거시경제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통화 정상화로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커졌다"고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이번 금리인상이 투자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국내외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그동안 시장을 이끌었던 유동성 장세도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투자시장에선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강해지는 모습이다. 이날 강세로 출발했던 코스피는 기준금리 결정 발표를 앞두고 약세로 돌아섰으며 오전 11시 이시각 전일대비 1.22포인트(-0.04%) 떨어진 3,145.59을 기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지만 아직까지 애초 예상 보다 충격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업종별로는 금리인상의 수혜가 예상되는 은행과 금융, 보험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연내 1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예상됐던 만큼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자체 보다 향후 한은의 기조가 더욱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상에도 충분히 금리는 낮은 수준으로 금리 인상 자체 보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인상을 하느냐에 달렸다"며 "다만 금리인상이 시작된 만큼 주식 비중 등 리스크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할 시기"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도 좀더 지켜봐야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급은 부족하고 수요는 여전한 수도권의 경우 단기간 큰 폭의 금리인상이 아닌 이상 정부의 대규모 공급 정책이 현실화될 때 까지 영향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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