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3연속 인하는 부담이 컷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6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동결 배경을 두고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리스크 확대로 성장의 하방 위험과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며 "국내 정치 상황과 주요국 정책 변화에 따른 경제전망·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작년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내렸다. 그만큼 경기와 성장 부진의 징후가 뚜렷해졌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환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이후 뛰기 시작해 12월 3일 계엄 선포까지 더해지면서 연말 1480원을 돌파했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상황은 새해에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더 낮아지면, 달러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1500원을 웃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더욱이 오는 28∼29일 연준의 금리 동결 여부가 예정돼 있어 변수를 확인하고 가야한다는 판단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이자율은 경기뿐 아니라 워낙 여러 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영향을 같이 봐야 한다"며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고 발혔다. 그러나 "현재 환율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라든지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하면서 환율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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