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에 IT업계 수장들이 대거 증인으로 신청되면서 실제 출석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빠진 카카오와 '확률형 아이템' 사기 의혹이 제기된 넥슨 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증인으로 불러 '문어발식'이라고 비판받는 사업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 과도한 수수료 등을 질의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번 정권 들어 승승장구 했지만 사업확장 과정에서 택시업계나 소상공인업계의 반발을 사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으면서 현재 확장에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정치권에선 카카오를 소상공인 시장을 침탈하는 공룡으로 규정하고 불공정거래 규제 방안을 공론화하고 있다. 김 의장은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 문제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비판여론이 확산하자 카카오는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 등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의 상생안과 3000억원대 상생기금 조성을 부랴부랴 내놨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확률형 아이템' 사기 논란에 휘말렸던 넥슨의 김정주 회장과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넥슨은 지난 2월 메이플스토리 업데이트에서 '아이템에 부여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됩니다'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넥슨은 그동안 확률이 무작위로 동일하다고 설명해왔다. 여기서 확률 조작 의혹이 불거졌고 게임 이용자들은 분노했다. 거액의 들여도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는 불만이 폭발했다. 그동안 넥슨의 과금체계와 관련 돈만 밝힌다는 '돈슨(돈+넥슨)'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던 상황에서 일파만파가 됐다.
이에 넥슨이 사과문을 올리고 피해 보상과 시스템 개선 등을 약속했지만 이용자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확률형 아이템으로 막대한 실적을 올려왔던 게임업계 전체로 분노가 확산됐다. 사실상 게임업체들이 유저들을 기만해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김 회장은 국내 앱마켓 시장과 관련한 질의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내 3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등 3사가 출시한 모바일게임은 총 53종으로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에는 모두 입점해 있는 반면, 국내 앱마켓 입점은 7종, 13%에 불과했다. 넥슨의 경우, 15개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해 원스토어 3개, 갤럭시스토어 1개가 입점돼 있다. 또한 최근 3년간 이들 3사가 구글 등 해외 앱마켓 이용 수수료로 지급한 금액은 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게임사의 국내 앱 외면으로 국부가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김 회장이 국감에 직접 출석할 지는 미지수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넥슨 지주사인 NXC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내이사와 NXC 등기이사직은 유지하고 있지만 전문경영인이 대신 출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대해 넥슨 지주사 NXC 측은 "아직 국정감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서 통보 받은 것이 없어 설명할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 밖에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관련으로,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과도한 광고비 수수료 문제로 각각 증인으로 채택됐다. 머지 포인트 사태가 벌어진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동통신 3사도 불공정 약관, 요금제 문제 등으로 증인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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