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에서 지난 6월 광주 붕괴 참사가 집중 도마에 오를 예정이다. 국회는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대표를 불러 그 책임을 추궁할 예정이다. 이번 참사는 무리한 철거 방식과 불법 재하도급 등 후진적인 인재(人災)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 공분을 샀다. 특히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과 권 대표가 "불법 재하청은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지만 현대산업개발이 불법 재하도급 사실을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결국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처벌은 과태료 처분으로 끝났다. 국회가 권 대표를 상대로 제대로 따져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국회에 따르면 권 사장은 환경노동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증인으로 소환됐다. 건설사중 증인으로 소환된 CEO는 권 대표가 유일하다. 권 대표는 광주 붕괴 참사와 관련된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 붕괴 참사는 지난 6월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고다. 국토교통부 중앙건축물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무리한 철거 방식과 불법 재하도급 등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대산업개발은 한솔기업에 하도급을 줬고 한솔기업은 다시 백솔건설에 재하도급을 줬다. 공사비는 단위면적(3.3㎡)당 공사비는 28만원에서 재하도급을 거치면서 4만원으로 줄었다. 줄어든 공사비에 제대로 된 안전관리 없이 무리하게 철거를 진행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것이 조사위의 결론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경영진은 불법 재하도급 가능성을 부인했다. 권 대표는 붕괴 사고 발생 다음날 현장을 찾아 사과하면서도 불법 재하도급 사실을 몰랐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정 회장도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다단계 하청구조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위와 경찰 조사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불법 재하도급을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정 회장과 정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들의 공사 현장에서 어떤 업체가 작업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는 말이된다.
이번 사건으로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등 9명이 재판을 받고 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과태료 등 행정처분으로 끝났다. 사고 발생 이후 김부겸 국무총리가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등을 약속했지만 HDC현대산업개발과 유가족들과의 협의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족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날 유족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규 회장은 참사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진실규명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 이 약속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비판하면서 "정 회장은 장례식이 끝난 이후 단 한 번도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 바 없다. 참사의 원인 제공자로서 책임을 느낀다면 먼저 당사자들에게 인간적 예의를 갖춰 만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현대산업개발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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