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중징계'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 부회장 승진 논란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사태(라임 사태)'로 양 사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예고된 상황에서 이번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피해자들의 고통이 여전한 상황에서 가해자는 '승진 파티'를 벌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1년이 넘도록 문제 증권사들에 대한 제재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서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금융당국에 대한 세간의 시각도 곱지 않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날자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양 사장은 부회장으로 오익권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이들의 명단은 이날 대신증권이 배포한 인사 보도자료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증권 오너이자 유력 후계자인 양 사장의 승진 내용이 인사 보도자료에서 빠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회사 대표에 대한 내용이 빠진 것도 마찬가지다. 대신증권은 2018년에는 오 대표의 부사장 승진도 외부에 알린 바 있다.

양 사장의 경우 라임 사태로 징계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라임사태와 관련 양 사장에 대해 문책경고를 의결했다.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향후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징계가 확정되면 양 사장은 2022년 3월까지 임기를 마치고 대신증권을 떠나야 한다. 대신증권은 반포 WM센터 폐쇄와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라임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결론은 사실상 내년으로 연기된 상태다. 금융위는 부당권유 금지의무 위반, 위법 거래 은폐목적의 부정한 방법 사용금지 위반 등 자본시장법에 의거한 제재 사항을 우선 들여다보고 지배구조법에 기반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사항을 따로 심의키로 했다. 

이에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종 징계 결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승진에 대한 법적인 문제는 없다. 반대로 양 사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이 적절하느냐는 물음표도 적지 않다. 부실 펀드 판매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증권사가 보여줄 태도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최고경영진에 대해서는 따로 홍보하지 않는다. 오 대표 역시 이미 사장으로 알고 있어 특별히 외부에 알릴 필요가 없었다"며 "보직이 있는 본부장급 중심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신증권은 라임 사태 피해와 관련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최대 80% 배상 권고를 수용했다. 높은 수준의 배상비율에도 불구하고 빠른 신뢰회복과 고객피해 최소화를 위해 수용을 전격 결정했다는 것이 당시 회사 측의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