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주목받았던 셀트리온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경구용 코로나치료제 등장으로 사업성에 먹구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분식회계 의혹이 재점화되고 있다. 여기에 주가 하락에서 비롯된 소액주주와의 갈등까지 커지면서 그룹 3사 합병에도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일각에선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정말로 기가막힌 타이밍에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비판여론을 피해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4일 오전 1시 55분 현재 셀트리온 주가는 전일대비 2000원(-0.95%) 떨어진 20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가 –6% 급락한 전일에 이어 이틀째 하락세다. 햔 주가는 지난해말 고점인 39만6000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20만원대 지지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전일 각각 5.58%와 5.9% 급락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보합세다.
분식회계 이슈가 재점화하면서 주가에 악재가 됐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이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정황을 포착하고 감리에 들어갔다. 지난 2018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 국내 제품 판매권을 되팔아 받은 218억원을 '매출'로 처리했다. 이 같은 회계처리가 가짜 매출을 일으키거나 이익을 부풀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당시 셀트리온 측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기업회계 기준에 따른 회계 처리'라고 반박했지만 3년여만에 제재를 받을 위기에 처한 셈이다.
실적도 주가부진의 한 원인이다. 셀트리온의 3분기 매출액은 4010억원, 영업이익은 1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9%, 33.1% 감소했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3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고, 올해 3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저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향 트룩시마의 성장률 둔화, 렉키로나 판매부진, 신제품 판매 지연 등이 이유"라고 밝혔다. 한양증권은 셀트리온 목표가를 기존 38만원에서 36만원으로 내렸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해외에서 승인이 잇따르고 있지만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사업성에 대한 물음표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렉키로나가 해외 승인으로 글로벌신약으로서의 의미는 확보했지만 경구용 치료제가 나올 경우 시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셀트리온에 힘을 실어줬던 소액주주들도 등을 돌렸다. 주가가 속절없이 떨어지면서 소액주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영진 교체를 위한 지분 모으기 운동을 진행하는 등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비대위 출범 당시 하루 만에 600만주의 주식이 위임되기도 했다. 상반기 말 기준 셀트리온의 소액주주 지분율이 64.29%에 달한다. 최근에는 일부 주주들은 비대위가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치중하고 있다며 해체를 요구하는 등 갈등의 갈래는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셀트리온이 계열사와 합병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셀트리온이 흔들리면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경영 퇴진 타이밍도 재조명되고 있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등기임원으로 경영을 총괄해오다 올해 3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직금을 포함해 114억7700만원의 두둑한 보수도 지급됐다. 공교롭게도 그가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셀트리온은 실적부진, 분식회계 등으로 시끄러워졌고 그는 이슈의 중심에서 비켜갔다. 그의 퇴진 시점이 절묘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5.51%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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