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을 견인해온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거리고 매수심리까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상승 피로감, 대출규제, 세금부담, 금리인상 등이 영향을 준 가운데 주택 시장이 추세 전환을 위한 변곡점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주간 아파트 수급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99.3을 기록하며 100 이하로 떨어졌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가 기준선(1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5월 25일(99.7) 이후 1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에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매매수급 지수가 100 미만이라는 것은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98.0으로, 3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특히 경기도의 수급지수는 이번주 99.5를 기록하며 작년 5월 11일(99.4) 이후 81주 만에 처음 기준선 밑으로 하락했다.
가격도 주춤거리고 있다. KB부동산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 대비 0.14% 상승했다. 지난주 상승률(0.15%)보다 0.0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10월 넷째주(0.25%) 이후 5주 연속 상승률이 둔화되는 추세다.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률도 0.15%로 전주 상승률(0.19%) 보다 낮아졌다. 평택(0.36%) 의정부(0.36%) 양주(0.32%) 안산 상록구(0.29%) 남양주(0.26%) 등은 평균 상승률보다 높았고, 동두천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시작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통령 선거 등 변수까지 앞두면서 매수심리가 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토지를 포함한 종부세 대상은 102만6600명에 달한다. 지난해 고지 인원 대비 38.0% 증가했다. 종부세 고지 인원이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2005년 종부세 도입 이후 처음이다.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거래 절벽'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309건으로 2019년 3월(2282건)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량이 연초 대비 반 토막 났던 지난 9월 거래량(2699건)보다도 390건이 줄어든 것이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거래량도 3만9876건에 그쳐 2012년 같은 기간의 3만2970건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이 때문에 조만간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도 하락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세 이하로 내놓는 급매물이 늘면서 실거래가도 떨어지는 분위기"라며 "향후 공급까지 탄력을 받으면 추세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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