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 횡령’ 사건으로 주식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의 최종 결론이 주목된다. 만약 상장사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거래소의 판단이 내려질 경우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재개되고 기사회생하더라도 역대급 횡령사건에 놀란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거세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잦은 비리사건으로 시장 신뢰도가 실추된 상황에서 최규옥 회장 등 경영진이 어떤 묘책으로 투심을 되돌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한국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결정하고 거래 정지 지속 또는 해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개장을 앞두고 횡령 공시를 올리고 이 회사 재무팀장 이모씨를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후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거래가 즉시 정지됐다. 이씨는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회사 자금이 들어있는 계좌에서 본인 명의의 증권 계좌로 2215억원을 15차례에 걸쳐 이체한 뒤 개인 주식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횡령금 2215억원 중 335억원은 이씨가 출금 후 회사로 반환해 피해액은 1880억원으로 알려졌다.
상장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이번 사태로 손해 발생이 불가피하다며 이씨와 회사를 상대로 잇따라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내고 있다.
만약 거래소가 오스템임플란트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로 결정할 경우 기업심사위원회로 넘어가 상장 유지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거래정지도 지속된다. 반대라면 즉시 거래가 재개된다. 하지만 횡령 규모가 2000억원대라는 천문학적 수준이라는 점에서 증권가의 예상은 반반이다.
주식 거래가 재개될 경우 주가 전망도 엇갈린다. 먼저 오스템임플란트의 실적 성장세가 뚜렷한 만큼 주식 거래후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매출액 8229억원, 영업이익은 141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 4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횡령사고의 피해액을 모두 반영하고도 31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5년 간 해외 매출 연평균 성장률은 27%에 달한다. 호실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일시적 타격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이 회사가 그동안 번번이 내부 비리 악재로 흔들리면서 부실한 내부관리가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대한 불안감이 실적 요인을 압도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에도 중고 임플란트용 치과의료기기 5대를 색만 다시 칠해 새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팔아 부당이득을 취하는 등 비슷한 사고로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역대 최고급 횡령사고가 터지면서 이 회사를 외면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종목 게시판에는 "거래가 재개된다면 다 팔고 다시는 처다보고 싶지 않다"는 투자자들의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한가지 변수는 오스템임플란트가 거래정지되면서 최근 증시 급락을 피해갔다는 점이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거래 정지 직전의 14만2700원에 멈춘 상황이다. 더욱이 이 가격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27.41% 오른 가격이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가 재개될 경우 오스템임플란트를 팔고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적지 않을 가능성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거래정지 해제 이후 주가 전망을 논하기는 힘들다"며 "분명한 것은 이 회사의 내부관리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고 무너진 시장 신뢰도를 어떤식으로 만회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결국 주가는 경영진이 제시한 쇄신안과 재발방지책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한 관계자는 "현재 거래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거래정지가 풀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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