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도에 이마트 주가 하락세 지속

시민단체들 "국민연금, '오너 리스크'에 주주권행사로 적극적 대응해야"
2022-02-22 14:55:40
이마트 주가가 휘청이면서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 앞에서 열린 '현대산업개발-카카오-이마트 정기주총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들은 ">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 앞에서 열린 '현대산업개발-카카오-이마트 정기주총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들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산·카카오·이마트 등에 전문경영인 공익이사를 추천하고, 문제이사 해임과 회사·주주가치 추락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마트 주가가 연초부터 줄하락하면서 주주 원성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향후 실적에 우려가 투심에 악재가 되는 모습이다. 

트레이딩뷰 이마트 주가 차트

22일 이마트 주가는 전일대비 3500원(-2.35%) 떨어진 12만4000원에 마감했다. 올 초 15만원대 대비 17% 가량 떨어진 수준으로, 전날이에 이어 이날도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최근 호실적 발표도 큰 효과가 없었다. 이마트는 지난 10일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2% 증가한 24조9327억원, 영업이익은 33.1% 증가한 315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관은 이마트 주식을 꾸준히 팔고 있다.

기관이 꾸준히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수급이 꼬이고 있다. 국내 기관들은 올해 들어 단 4거래일을 제외하곤 매도행렬을 지속하고 있으며, 전날까지 누적 순매도는 59만주에 달한다.

불매운동까지 야기된 '멸공 논란'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정 부회장은 SNS에 ‘공산당이 싫다’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관련 글이 삭제됐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멸공’ 태그와 함께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야당 인사들이 멸치와 콩 사진을 올리며 정 부회장을 따라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졌다. 하지만 스타벅스와 이마트를 이용하지 말자는 불매운동 조짐이 일고 이번 발언으로 신세계그룹의 중국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오너가 무리한 언행으로 회사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거세졌다.

네이버 이마트 종목 게시판 캡쳐
네이버 이마트 종목 게시판 캡쳐

급기야 정 부회장의 경영자로서 자질을 문제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시 이마트 노동조합은 "27년간 그룹 캐시카우인 이마트에서 벌어 들인 돈으로 그동안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기회나 때를 놓치는 실기를 반복 했다"고 지적하면서 멸공 논란과 관련해 “자유인이 되고 싶다면 경영에서 손을 떼고 기업인이라면 경계를 분명히하라"며 비판했다.

향후 실적에 대한 어두운 전망도 요인중 하나다. KB증권은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0만원으로 17% 하향조정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다”며 “이에 따라 2022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6301억원에서 4945억원으로, 2023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7681억원에서 5922억원으로 각각 21.5%, 22.9%씩 줄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증권도 부채 증가에 따른 재무비용 상승과 SSG.com 지분율 하락 등을 이유로 이마트 목표가를 18만7000원에서 17만원으로 내렸다.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주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현재 인터넷 포털에 있는 이마트 종목 게시판에는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에 대한 불만의 글이 수두룩하게 올라온 상황이다. 얼마전까지 이마트 주주였다는 직장인 A씨는 "개인 의견이라고해도 대주주의 말한마디가 주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에 대해 생각을 안하는 것 같았다"며 "오너의 경영관을 투자기준중 하나로 생각하는 입장에서 황당했고 곧 다른 종목으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이마트 사업을 좌우하는 정 부회장이 미등기임원이라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대한 법적책임에선 벗어나 있으면서 최대주주 지위로 경영을 좌우하는 방식은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라는 비판을 받는다. 다만 그가 받는 보수는 전문경영인 보다 많다. 그는 이마트에서 2020년 33억6800만원을, 등기임원인 강희석 대표는 21억원을 받았다.

시민단체들은 국민연금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참여연대 등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이 주주권행사에 너무 소극적이라며 오는 3월 주총에서 문제 기업들에 대해 적극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마트는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과 관련해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해 회사 및 주주가치를 훼손한 대표적인 예"라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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