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연임 여부에 관심 커져

1분기 5대금융중 유일하게 역성장 등 경영효과에 물음표
2022-05-24 18:29:46
올해 12월 임기가 끝나는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대한 금융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2일 서울 중구 NH농협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농협금융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손 회장

올해 12월 임기가 끝나는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대한 금융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농협금융이 그동안 정권 교체때 마다 수장 교체가 잦았던 곳이라는 점에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그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농협금융이 올해 1분기에 5대금융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하면서 '손병환 효과'에 대한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결론은 더욱 주목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임기 2년으로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손 회장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취임과 함께 농협은행장에 임명됐다가 불과 10개월만에 다시 농협금융지주 대표에 오르면서 일각에선 이 회장의 '둘도 없는' 최측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손 회장은 취임 1년차인 지난해 무난한 경영 성과를 올렸다. NH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2919억원으로 2012년 신경분리(신용·경제 사업분리) 이후 사상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입성했다. 신 회장의 경영효과도 있겠지만 다른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누리면서 전통의 이자 수익에 증권 등 비은행부문의 수익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금융사고에 따른 사법처리 등 법적 걸림돌도 없다.

하지만 연임에 미칠 외부 변수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는 민간금융사지만 농협법에 따라 설립되고 각종 정책자금을 관리하는 등 공공은행 성격이 강하다. 그만큼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관료 출신들이 회장으로 오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손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다수의 고위 관료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의 연임을 완전히 장담키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 효과'에 대한 물음표가 생기고 있다. 외부에서 그의 최대 업적으로 볼 수 있는 실적은 올해 흔들리고 있다.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9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KB금융(14.4%), 신한금융(17.5%), 하나금융(8%), 우리금융(32.5%)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1분기 순이익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의 호황을 이어갔다. 5대 금융지주 중 손 회장만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친 것이다.

계열사 부실 논란에 대한 책임론도 있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은 보험사 재무건전성 평가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논란을 야기했다. NH농협은행과 NH농협생명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5000억원대의 대출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권의 의심을 샀다. NH투자증권 옵티머스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국감에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가 연임에 무난하게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손 회장이 경남 진추 출신으로 영남권 인사라는 점, 최측근으로 불릴 정도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신임도가 높다는 점 등의 이유에서다. 또한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농협대 총장 출신이라는 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회장은 2020년 당시 최상목 전 재정경제부 전 차관을 농협대 총장으로 임명했는데 이 자리가 그동안 농협 출신이 도맡아 오던 곳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손 회장 이전에 근본적으로 이 회장에 대한 물음표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기정사실화하고 농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특별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 정책질의에서 "CPTPP에 가입하면 경제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라며 "이 과정에서 피해 분야가 생기고 특히, 농어업 분야가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민 지원을 위해 설립된 농협 회장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협중앙회가 어민들의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해 CPTPP 가입 반대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선 것과 대조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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