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과 노동환경 개선을 내걸고 지난 3월 3일부터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비를라카본코리아 전남 여수공장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파업이 67일째 접어들었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따른 조처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지회 강일산업 노동자 2명은 8일 오전 4시 30분부터 공장 내 제품저장탱크 상단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제품 저장탱크에는 ‘10년차 일당이 7만원’, ‘한 달 초과근무 100시간’, ‘이대로 살 수 없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라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태하청지회는 요구 사항이 관철되기 전에는 고공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조합원의 추락에 대비해 저장탱크 아래에 에어매트를 설치한 상태다.
비를라카본코리아는 자동차 타이어의 주원료가 되는 카본 미세분말을 만드는 공장으로, 인도자본인 비를라가 운영하는 다국적기업이다.
하청 노동자들은 새까만 카본 분진 속에서 일하는데, 방진복과 장갑을 빨아서 재사용하고 월 100시간 이상 초과근무에 시달리는데도 급여는 너무 열악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노조는 최저 시급 기준 기본급 25% 인상과 기존 600%였던 상여금 350% 복원, 법정 근무시간인 주 52시간, 4조 3교대를 제안했다.
금액으로 보면 노조가 요구한 2021년 기준 시급은 1만900원, 시간 당 1500~2000원 정도 인상된다. 10년차 노동자 1년 연봉으로 치면 초과근무가 없을 경우 2600만원에 불과하다.
비슷한 조건의 여수국가산단에 입주한 다른 대기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평균 연봉이 3600여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 같은 요구는 합당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반면 사측은 근무시간과 4조3교대 도입은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쟁점 사항인 인금 인상에 대해서는 7%대 인상, 상여금 인상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강일산업 노동자 64명은 지난 3월 3일부터 총파업을 하고 있다.
김창우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조 사무장은 “10년차 일당이 7만원, 한 달 초과근무 100시간, 법도 상식도 무너진 현장을 바로 세우고자 총파업에 돌입한 것”이라며 “위험한 고공농성을 돌입한 것은 빠른 타결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청은 이제라도 책임있게 교섭에 임해야 한다”며 “노동청 등 관계기관도 고공농성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마무리하고,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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