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공무원들 세금으로 옷과 이어폰 등 개인용품을 구입한 사실이 감사에 적발됐다. 도청 내 모든 부서에서 사무관리비를 부정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도내 모든 지자체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남도 감사관실은 지난 2개월간 본청 74개 부서(도의회 포함)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사무관리비 집행내역을 감사한 결과, 총 50명이 부서 법인카드를 이용해 4363만원 상당의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도는 감사관을 단장으로 2개 반 8명으로 감사반을 구성, 사무관리비 지출서류, 거래처 매출장부 23만건을 집중 감사했다.
감사 결과 50명이 사무관리비 예산으로 상품권,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지갑, 의류 등을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사무용품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견적서를 첨부해 예산을 집행한 후 실제로는 이 같은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상당수는 공무원노조가 운영하는 매점이 개설한 G마켓 계정을 이용해 공용물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사적 물품을 끼워 넣어 착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는 횡령 금액이 200만원 이상인 6명에 대해서는 전남지방경찰청에 고발 등 수사의뢰 했다.
200만원 미만 처분 대상자 중 10명은 중징계, 4명은 경징계를 요구했다. 나머지 30명은 훈계 조치하고 업무추진비나 자산취득비로 구입해야 할 품목을 사무관리비로 예산 과목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부서는 주의 조치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공무원들의 횡령을 막고자 제도 개선책도 내놨다.
납품 일시가 자동으로 표기되는 타임스탬프 카메라 어플을 활용해 구입 물품 인화 사진을 집행서류에 첨부토록 할 계획이다.
온라인 쇼칭몰을 토한 물품 구매를 할 경우 회계과가 발급하는 공인인증서를 통해 각 부서에서 직접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매토록 했다.
매년 12월 당해 연도 집행한 물품 구입비·홍보비·출장비 예산의 목적 외 사용, 과다 집행 등 비위 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사하기로 했다.
물품검사(수) 확인자를 지정해 납품 물품에 대한 책임도 강화한다. 앞으로는 100만원 이상 물품 구입은 실과장이 물품검사(수)조서를 확인토록 했다.
회계 담당자 직무교육도 연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늘리고, 전 직원에 대한 청렴 교육도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한다.
공금 횡령과 유용의 고발 기준 역시 횡령은 현행 200만원 이상에서 100만원 이상으로, 유용은 3000만원 이상에서 200만원 이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사무관리비 집행내역도 공개해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감사 결과와 관련해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대도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지사는 “전남도민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청렴한 전남도를 만들기 위해 애써온 대다수 도청 공직자의 명예를 실추시킨 그릇된 행위에 대해 도지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 지출 예산 전액을 환수하고 잘못된 관행을 쇄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 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겠다”며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회계질서 전반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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