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간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다 고국에서 세상을 떠난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고흥군은 마가렛 피사렉의 선종을 애도하고 그녀의 헌신적 사랑과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도양읍에 위치한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관에 분향소를 설치했다고 3일 밝혔다.
전남도와 (사)마리안느와 마가렛, 대한간호협회와 공동으로 설치한 분향소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운영한다.
고흥군과 마리안느·마가렛 선양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대한간호협회도 마가렛의 따뜻한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 같은 기간 서울 중구에 있는 대한간호협회 회관에 분향소를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군은 지난달 30일 마가렛 피사렉의 선종 소식을 접한 후 애도문을 발표하고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관에 애도 현수막을 게시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기념관을 찾은 한 주민은 “평생을 소록도 주민을 위해 봉사하시고 고국에 가실 때 아무것도 해드린 게 없어 너무 서운했는데 이제는 마가렛을 영영 볼수 없어 너무 슬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와 고흥군 등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조문단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고 마가렛 작은 할매 선종의 슬픔을 군민들과 함께 애도하기 위해 분향소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선양사업을 통해 마가렛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 선한 영향력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88세인 마가렛 간호사는 지난달 29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한 병원에서 골절 수술 도중 급성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폴란드 태생 수녀였던 고인은 1955년 오스트리아 국립간호대학을 졸업하고 1959년 구호단체를 통해 한국에 파견됐다.
그는 공식 근무 기간이 끝난 후에도 한국에 남아서 1966년부터 39년 동안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동료 간호사인 마리안느 스퇴거와 함께 소록도의 한센인들을 돌봤다.
두 간호사는 고령으로 건강이 나빠져 한센인들을 돌보기 힘들어지자 2005년 11일 "섬사람들에게 부담 주기 싫다"는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조용히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
마리안느 간호사와 구호단체를 통해 소록도에 파견된 그는 공식 근무 기간이 끝난 후에도 소록도에 남아서 1966년부터 2005년까지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한센인들을 돌봤다.
마가렛 간호사는 이후 단기 치매 등으로 요양원에서 지냈으며, 최근 대퇴골 골절로 수술을 받던 중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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