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상경 집회, 일부 국회의원 삭발 항의
“의대 신설 빠진 정원 확대는 전남 의료현실 외면”
장봉현 기자2023-10-18 15:41:10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남지역 정치권이 국립의대 신설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남도의회 ‘의과대학 유치 대책위원회’는 18일 오후 1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오후 2시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 전쟁기념관에서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전남도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촉구했다.
집회에는 전남이 지역구인 국회의원도 대거 참석했다. 소병철ㆍ신정훈ㆍ김원이 국회의원 등 10명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30년 넘게 지속돼 온 전남도 국립 의과대학 신설 요구는 전남의 필수ㆍ공공의료 기반이 취약해 도민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수ㆍ공공의료 기반 강화와 지역 완결적 응급의료 체계 구축을 표방한 정부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에 국립의대 신설을 확정할 것으로 고대해 왔는데 의대 정원 확대에 ‘의대 신설’이 빠져 있다는 소식에 심각한 우려와 함께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는 전남의 의료격차를 해소할 수 없고 필수ㆍ공공의료체계 붕괴를 막을 길이 없다”며 “노후 산업단지에서 산재가 빈발하고 섬이 많아 응급의료에 분초를 다퉈야 하는 전남의 특성을 반영해 정부와 국회가 전남도 국립 의과대학 신설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김원이ㆍ소병철 의원은 국회 본청 앞 계단으로 이동해 전남 지역 의대 신설을 통해 최소한의 의료기본권을 보장해 달라는 전남도민의 염원을 담아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으로 이동해 집회를 갖고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조속히 결정해 줄 것을 호소했다.
집회는 전남이 지역구인 신정훈ㆍ김원이ㆍ소병철ㆍ주철현ㆍ김회재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전라남도의회 서동욱 의장과 의원, 강필구 회장, 목포시의회 문차복 의장과 순천시의회 정병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 목포대학교 전진우 총동문회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호소문을 통해 “의과대학과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전남의 의료현실은 붕괴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고 전남 22개 시군 중 17개 시군이 응급의료 취약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전남의 의료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데 열악한 의료환경으로 연간 83만 명의 도민이 원정 진료를 떠나 의료비 유출액이 1조 6000억원”이라며 의과대학 신설이 시급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필수ㆍ공공의료 인력ㆍ인프라 강화를 통한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을 약속했고 김기현 여당 대표도 전남도 국립의대 신설을 공개적으로 약속했는데 기존 의대 정원만을 확대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ㆍ여당은 최소한의 의료기본권 보장을 위해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에 국립 의과대학을 신설해 달라는 전남도민의 호소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립의대 신설을 조속히 결정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앞서 김승남·김원이·김회재·서동용 등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은 전날 성명을 내고 “전남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3.7명, 대한민국 평균 2.5명에 크게 못 미친다”며 “이런데도 전남 의대 정원이 0명”이라며 국립의대 신설을 주장했다.
목포시와 목포대학교도 이날 전남 국립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설립을 요구하는 대정부 공동건의문을 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의대 정원을 증원하겠다는 것은 세부적으로 의대 신설도 포괄하는 걸로 볼 수 있다”며 “전남에 국립 의과대학이 신설되도록 지역사회와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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