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소병철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했나

이재명 대표와 면담 후 결심…지역 선거판 요동
불출마‧선거구 분구로 전략 선거구 지정 가능성
장봉현 기자 2024-02-26 21:54:10

제22대 총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4·10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소병철 의원실 제공

제22대 총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돌연 4·10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병철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기 위해 국회에 입성했지만, 도덕과 이성에 반하는 현실에 대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고심 끝에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많은 국민이 당내의 분열과 대립한 상황에서 실망하고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반영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으로 신뢰를 회복해 달라. 진짜 개혁은 읍참마속의 결단으로 혁신하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공관위원장으로부터 하위 통보를 받지 않고 절차가 마무리됐고, 순천시민께 약속했던 선거구 분구도 임박해 홀가분한 마음”이라며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의 소임은 완수했다고 자부한다”고 불출마 이유를 덧붙였다.

소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광주 전남 현역 가운데 첫 사례다. 소 의원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으로 지역 정가는 크게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특히 소 의원은 전날까지 캠프 관계자와 선거 관련 논의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임해 온 상황에서 보좌진 등 측근들도 모르게 전격 불출마를 발표한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까지 민주당 경선에 노관규 순천시장과 전·현직 공무원 등이 개입하고 있다는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기자회견과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소 의원의 이번 결정은 이재명 당 대표와의 관계 등이 불출마 결심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지역 정가의 말을 종합해보면 소 의원은 전날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고, 이 자리에서 소 의원은 순천시장과 특정 예비후보가 연결된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부정선거를 막아줄 것을 호소했지만 이 대표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소 의원을 제외한 일부 후보들만을 대상으로 당 여론조사가 진행된 것에 대한 압박감도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 의원은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소 의원이 ‘민주당 현역 평가 하위 20%에 포함됐다’, ‘민주당 경선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됐다’는 등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소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오는 29일 국회 의결에 따라 선거구 변화가 예상되는 순천의 총선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순천은 현재 2개의 선거구로 분구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역이 불출마하면 전략 선거구 지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획정위 안대로 순천이 분구되면 현역 사퇴에 신설 선거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무조건 한 자리는 전략 선거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최근 27호 인재영입이 된 정한중(62)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해당 지역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에 총선 출마 예비후보자를 비롯한 소 의원지지 세력은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 위한 새 둥지 찾기와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해법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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