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순천시장, 전남도 국립 의대 신설 공모 절차 중단 촉구

“공개된 용역 분석 결과 58개 지표 중 43개 서부권에 유리”
정부에 순천대학교 의대 정원 배정될 수 있도록 요구
장봉현 기자 2024-05-22 14:18:58
노관규 순천시장이 22일 전남지역 국립의대 유치와 관련해 도 주도의 공모 절차 중단을 촉구했다. 특히 동부권 지역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순천대에 의대 정원 배정될 수 있도록 독자 노선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순천시 제공

전남지역 국립의대 유치와 관련해 순천시가 도 주도의 공모 절차 중단을 촉구했다. 특히 동부권 지역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순천대에 의대 정원 배정될 수 있도록 독자 노선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22일 순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권 의과대학 신설 문제를 중앙 정부가 추진하도록 하고 전남도는 신뢰성을 상실한 공모 절차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전남도가 2021년 실시한 ‘국립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설립․운영 방안 연구 용역’ 내용 분석 결과 58개 지표 중 43개 지표가 서부권에 유리하도록 설계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중증응급환자 사망자수 감소율, 통행거리 편익분석과 같은 주요 지표가 서부권에 유리하도록 의도적으로 왜곡됐다는 것이다.

노 시장은 “의료 전문가는 비용편익 분석에서 작위적인 지표사용으로 의사결정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되는 오류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의료권역 설정에 있어서도 광주권을 전남 중부권으로 명칭을 변경해 통계 왜곡 가능성이 있고, 이는 응급환자 유출율 등 중요한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의대 병원 설립 시 통상적으로 적용하는 KDI 기준이 별도로 존재하는데도 해당 용역은 검증되지 않은 방식으로 편익을 계산해 서부권에 유리한 지표는 부풀리고, 동부권에 유리한 지표는 축소 내지 무시했다”고 했다.

전남도 주도의 공모 불참·정부 신청 등 순천대와 함께 독자 노선 강행 방침도 밝혔다.

노 시장은 “도가 사전에 실시한 용역 결과마저 서부권에 유리하도록 편향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상황에서 공모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전남 동부권 도민을 우롱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면서 “오락가락 행정, 허위에 가까운 용역을 주도한 사람이 공모도 주도하는 현실 속에서 이 용역에 대한 감사는 물론 형사고발까지 해야 할 사항”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남도 행정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도가 제아무리 객관적 공모 진행 등 주장하더라도 누구 하나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남도는 권한 없는 심판역할을 내려놓고, 선수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거듭 요청했다.

순천시는 독자적으로 동부권 지역민 생명권 보장과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순천대학교에 200여명의 의대 정원이 배정될 수 있도록 대통령실과 교육부, 보건복지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노 시장은 “대통령과 국무총리께서 말씀하신 대로 지역 내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며 “객관성과 신뢰도를 갖춘 전문조사 기관에 동부권 전체를 대상으로 전남권 의과대학 신설 문제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투명하게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도 전남도의 이런 지역 분열적인 공모를 원하지 않을 것이고, 이미 충분한 의견수렴과는 거리가 먼 현실이 됐다”며 “전남권 의과대학 신설 문제를 중앙 정부가 추진토록 하고, 전남도는 신뢰성을 상실한 공모절차를 즉각 멈추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전남도가 진심으로 180만 도민의 건강권을 걱정하고 있다면 지역에서 의료 인프라를 지탱하고 있는 중소병원들이 문 닫기 전에 하루 빨리 공공의료재단을 설립하고, 1000억원 이상의 의료 펀드를 마련하는 등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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