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시가 제79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광양 역사여행을 추천했다.
9일 광양시에 따르면 매천황현생가,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등 일제의 폭압에 항거한 두 지식인의 흔적이 있는 곳이다.
매천 황현 생가는 2500여 수의 시를 남긴 문장가이자 47년간(1864년~1910년)의 역사를 꼼꼼히 기록한 매천 황현이 출생한 곳이다. 단아한 초가집에 아담한 정자와 우물을 갖췄다.
1855년 광양 봉강에서 태어난 매천은 생원시에 1등으로 합격했지만 부패한 관료사회에 개탄해 낙향한 후 예리한 통찰로 매천야록, 오하기문 등의 방대한 기록물을 남겼다.
1905년 일제의 강압적인 을사늑약에도 목숨을 부지하는 것을 치욕으로 여겼던 매천은 1910년 경술국치에 통분하여 절명시 4수를 남기고 결연히 목숨을 끊었다.
1962년 정부는 고인의 충절을 기려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으며 2019년에는 매천야록, 절명시첩 등 총 8점을 항일 독립 문화유산으로 인정해 국가등록유산에 등재했다.
생가에는 당시 최고 초상화가였던 채용신이 그린 매천의 초상화 영인본, 절명시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매천의 묘역, 붓과 책을 형상화한 기념비 등을 세운 매천역사공원을 조성해 매천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진월면 망덕포구에는 삼엄한 일제강점기, 윤동주가 친필로 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고이 지켜낸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이 있다.
1941년말 윤동주는 연희전문 졸업 기념 출간을 꿈꾸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3부를 손수 엮어 한 부는 본인이 보관하고 나머지는 이양하 지도교수와 아끼던 후배 정병욱에게 주었다.
정병욱은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4년 1월 학도병으로 징집되면서도 윤동주에게 받은 친필 시고를 광양 망덕포구의 어머니께 맡기며 보관을 당부했다.
독립운동 혐의로 1943년 수감생활을 시작한 윤동주는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1945년 2월 이국의 차가운 감옥 안에서 순국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친필 시고가 정병욱 가옥에서 발견돼 윤동주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부활했다.
정병욱 가옥에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보존한 당시 상황이 재현돼 있으며 인근 ‘윤동주 시 정원’에는 1948년 1월 간행된 유고 시집에 수록된 31편 전편이 아로새겨져 있다.
배알도 섬 정원을 잇는 ‘별 헤는 다리’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모티브로 명명했다. 포구 곳곳에는 윤동주와 정병욱의 숭고한 우정을 기리는 조형물들이 세워져 있다.
시 관계자는 “광양은 일본의 만행에 자결로써 항거한 매천 황현의 결기와 등불 같은 시로 시대의 어둠을 밝힌 윤동주의 시혼을 지켜가는 기억과 역사의 도시”라면서 “광양에서 시대의 비극을 상기하고 광복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져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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