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금융권에선 다음달 7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디 데이(D-DAY)로 꼽고 있다.
앞서 이르면 오는 24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인가 결정이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금융당국은 국회 국정감사 대응과 신설 지주사의 경영계획 검토를 동시에 처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고개를 젓는 모습이다.
일단 인가 심사는 큰 무리 없이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BIS 총자본비율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상 8% 이상이면 금융지주회사 인가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전환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인가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종구 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에) 아마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며 일정대로 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우리은행 지배구조 논의는 한층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사외이사들 지난 2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점주주를 대변하는 사외이사진은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인 노성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박상용 연세대 교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 PE), 톈즈핑(田志平) 중국 베이징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 등 5명으로 구성됐다.
당시 간담회에는 해외에 체류 중인 톈즈핑 이사를 제외한 국내 인사 4명이 모두 참석해 지주사의 회장 선출 시기·방법, 은행장·사외이사 겸직 여부, 감사위원회 구성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는 후문이다.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주사 전환 인가를 받으면 공식적인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를 확정해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안건이 오를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우리은행 측은 아직 어떠한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손태승 행장의 회장 겸직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현재 손태승 행장의 회장 겸직을 둘러싼 반응은 긍정과 부정으로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손태승 행장의 회장 겸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외곽에서는 비은행 부문을 균형있게 발전시키기 위해선 직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표정이 미묘하다. 일단 우리은행 지배구조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원칙적으로는 회장·행장 겸직시 권력이 집중되고 내부 견제장치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이에 KB금융·BNK금융·DGB금융·JB금융 등 금융지주사는 지난해부터 회장과 행장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금융권에선 "이러나저러나 우리은행 회장 겸직 문제는 결국 금융당국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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