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앱 하나 더 추가'... 고객은 헛갈리고, 직원은 실적압박

농협, 오는 12월 앱 통합출시 논란... 기존 고객들 '혼선'
직원들, "앱 이용자 늘리기 실적압박 심해" 고충 토로
'허울만 좋은' 통합... 올원·NH콕뱅크는 그대로
2018-10-17 19:17:17
농협은행 모바일뱅킹 앱.
농협은행 모바일뱅킹 앱.

 

"그동안 많았던 앱이 줄어들어서 좋기는 하지만, 이용자 수 실적을 채울 생각에 벌써부터 스트레스예요."(농협은행 직원 A씨)

“말이 통합이지 사실상 새로운 앱이다. 새 앱을 출시할 때마다 실적 압박하니 어느 직원이 좋아하겠습니까.”(농협은행 직원 B씨)

새로운 스마트뱅킹 앱 출시를 앞두고 농협은행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새 앱이 나오면 직원들에게 앱 이용 고객을 유치하라는 실적 압박이 여지없이 내려오기 때문이다.

16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오는 12월 스마트뱅킹·스마트알림·금융상품마켓·퇴직연금·스마트인증 등 5개 앱을 하나로 합친 'NH스마트뱅킹' 앱을 내놓다.

은행 직원들도 새로 출시한 앱을 홍보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개별 행원에 대한 실적 압박이 지나쳐서다. 심지어 NH농협은행 모바일뱅킹인 '올원뱅크' 출시 당시, 농협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직원들까지 1명당 10건 회원가입을 유치하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계열사 직원들에게도 실적을 압박하는데, 은행 직원들에게 실적 강요는 불 보듯 뻔하다.

새로운 앱은 고객들에게도 혼란을 준다. 농협은행 앱을 이용하는 김 모씨(32)는 "앱을 처음 만들때 잘 만들었어야지, 앱이 자주 바뀌면 이용자도 불편하다"며 "고객이 스스로 설치하도록 해야지 강제로 가입하면 나중에 사용을 안하게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농협은행 앱을 이용하는 하 모씨(56)는 "나이 든 사람들은 새로 바뀐 앱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며 "이제 스마트뱅킹에 익숙해졌는데 또 바뀐다고 하니 골머리 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농협은행 기존 모바일뱅킹 앱인 '올원뱅크(농협은행)', 'NH콕뱅크(농협중앙회)'는 통합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는 점이다.

지역농협 A직원은 "앱을 통합하려면 올원뱅크, NH콕뱅크도 다같이 통합했으면 좋겠다"라며 "고객응대를 하다보면 고객님들이 농협은행 스마트뱅킹을 설치할 때 어떤 앱을 깔아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고객님들은 지역농협과 농협중앙회 차이점도 잘 모르는데 앱만 줄줄이 만들면 농협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님들이 더 불편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모바일 앱에 의한 영업을 확대할 필요성은 있지만,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며 "앱에 대한 전략적인 설정 없이 추진하다 보니 은행마다 번번이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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