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을 이달 중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는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카드 수수료 가맹점 간 배분을 합리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카드사가 카드 사용자에게 포인트,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관련 비용을 카드사용자가 아니라 가맹점 수수료에서 가져다 쓰는 문제에 대한 고육지책이다.
조만간 있을 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 발표를 앞두고 카드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여신금융협회는 마케팅비 축소를 통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는 어렵다며 금융당국의 요구에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업계 및 카드수수료 현황 설명자료'를 통해 카드사들이 이미 열 차례나 내린 바 있어 추가 인하는 어려운 상황이고, 마케팅 비용 축소는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거라고 주장했다.
현재 자영업자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부분은 똑같이 최고 수수료율 구간에 있는 대기업 가맹점들보다 수수료 부담이 3배나 많다는 부분이다. 대기업 가맹점에 비해 수수료 부담이 큰 이유로 자영업자들은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을 꼽는다. 카드사의 '무이자 할부'를 포함한 각종 마케팅 비용이 매년 늘고 있는데, 대부분 유통 대기업들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비해 협상력이 낮은 중소자영업자들만 수수료를 많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현재 매출액 구간의 수수료율을 조금씩 낮추거나 매출액 구간을 세분화해 최고수수료율 적용 가맹점을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카드 수수료 개편과 관련해 "사용자가 연회비로 내는 돈이 연간 8000억 원인데 마케팅 비용은 연간 6조 원(지난해 기준)이나 된다. 이런 마케팅 비용이 다 가맹점 수수료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카드사용자도 자신이 받는 혜택이 어려운 가맹점에서 나온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신협회는 지난해 마케팅 비용 6조724억 원 중 순수 광고선전비는 2083억 원으로 3.4%에 그쳤다고 반박했다. 여신협회 측은 "카드사 마케팅 비용의 절반 이상은 카드에 탑재된 기본서비스(할인 등)를 고객이 자율적으로 어디서 쓸 것인지 결정하는 방식으로, 마케팅 비용의 대형업체 쏠림은 자연스런 소비성향에도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매출 1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 카드수수료 산정 시 마케팅비용 반영 한도를 0.2%로 낮게 설정해 운영 중"이라며 "관련 규정에 따라 카드상품에 직접 탑재되지 않은 일회성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비용은 카드수수료율 적격비용 산정에 포함되지 않아 대형가맹점 사용분이 자영업자에게 전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적격비용 방식은 가맹점이 부담해야 할 몫만 부담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서 여신협회는 "마케팅 비용의 급격한 축소는 무이자 할부 등 각종 서비스 축소로 이어져 결국 가맹점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충분한 논의를 통한 제도 개선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카드사 노조는 최근 순이익이 감소하고 있어 구조조정 우려도 있다면 반발하고 있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구매실적은 2011년 334조원에서 지난해 617조원으로 84.7%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1조원에서 2.2조원으로 5.7% 증가하는데 그쳤다. 여신협회는 올해 이들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65조원으로 전년 대비 25.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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