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주식시장 침체로 지난 2분기에 비해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정책 실패과 대외 요인의 영향으로 갈수록 악화되는 한국 경제는 전반적인 하강국면에 진입했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주식시장에는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증시 호황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던 증권사들이 위기상황을 인지해야 한다는 경고음이 울려퍼진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3분기 국내 55개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9,576억원으로 전(前) 분기 1조2,458억원 대비 23.1%(2,882억원)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3분기 전체 수수료 수익은 2조1,575억원으로 2분기보다 20.3%(5,486억원)나 줄어들었다. 특히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수탁수수료가 30.2% 감소했다. 기업금융(IB) 관련 수수료도 16.1% 줄었다.
증권사들의 자기매매이익은 1조424억원에서 1조417억원으로 0.1%(7억원) 줄어드는데 그쳤다. 주식 관련 이익이 742억원 줄었지만 채권 관련 이익이 904억원 늘면서 상쇄됐다는 분석이다. 채권 관련 이익은 금리가 소폭 하락하면서 채권 처분·평가이익이 증가했다. 파생 관련 이익은 -6,441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2.7%(169억원)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증권사들의 평균 순자본비율은 553.0%로 전 분기(553.2%) 대비 0.2%p 하락했다. 평균 레버리지비율도 675.1%로 같은 기간(684.7%) 대비 9.6%p 떨어졌다.
9월 말 기준 증권사들의 부채총액은 393조6,000억원으로 지난 6월 말(392조7,000억원)보다 0.2%(9,000억원) 늘었다. 자기자본은 54조8,000억원에서 55조7,000억원으로 1.6% 증가했다.
앞으로가 문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증권사들의 3분기 순이익 감소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달 29일 자본시장연구원 '2019년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박영석 원장은 "최근 경제지표들을 살펴보면 국내 경제는 하강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실물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내외 금리차 역전이나 가계부채와 같은 상충하는 문제들로 인해 통화정책 결정에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도 "2020년 상반기까지 완만한 하강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근혁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은 정점을 지나 둔화 국면에 진입한 양상으로 내년 국내 주식시장은 올해에 이어 부진한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미국이 내년 초 둔화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기에 접어들 수 있으며, 국내 주식시장도 큰 폭의 조정 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순이익을 집계한 금감원 역시 "향후 금리 인상이나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증시불안 요인에 따라 (증권사들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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