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산책] 발렌타인데이 최대 수혜자는 '스타벅스'?

발렌타인데이, 초콜릿보다 더 달달했던 커피의 추억
2019-02-15 12:18:26
스타벅스 심벌 마크. 사진=Pixabay
스타벅스 심벌 마크. 사진=Pixabay

 

어제였죠. 올해도 어김없이 발렌타인데이가 찾아왔습니다. 일단 본 기자는 아내와 이런 종류(?)의 기념일은 서로 챙기지 않기로 합의를 했습니다만, 본의 아니게 겨울점퍼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사실 발렌타인데이 기념이 아니라 겨울의류 시세가 확 떨어지는 이맘때쯤 패딩 하나쯤 구입해둔다는 아내의 가계경영전략에 따른 조치였습니다만,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요.

혹시 14일 아내나 여친의 빈손이 원망스러워 밤잠을 설치셨다면? 그래도 다음달 14일에는 쇼핑몰을 뒤져 가성비 좋은 아이템 하나 파트너에게 투척하시면 내년 이맘때쯤에는 아마 본전에 이자까지 챙길 것이라 조심스럽게 전망해 봅니다. 지난해 화이트데이 때 아내 티셔츠에 투자했던 6만원이 올해 14만원짜리 겨울점퍼로 돌아왔으니까요.

◇ 발렌타인데이 마케팅 大戰… 승자는 ‘커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의 '스타벅스' 버즈량 추이(2월 5일~1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의 '스타벅스' 버즈량 추이(2월 5일~15일)

매년 발렌타인데이 때면 기업들은 이른바 ‘데이 마케팅’에 열을 올립니다. 올해는 어땠을까요?

저희 빅터뉴스 소셜빅데이터 분석팀이 2월 7일부터 14일까지 1주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발렌타인데이 관련 버즈를 조사해봤더니, 역시 ‘초콜릿’, ‘선물’, ‘이벤트’ 등의 키워드가 연관어 상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키워드를 ‘브랜드’로 한정해 조사한 결과, ‘스타벅스’가 초콜릿 브랜드인 ‘페레로로쉐’를 제치고 버즈량 1위를 차지했습니다.(‘발렌타인데이’ 총 버즈량 45만9400건, ‘발렌타인데이&스타벅스’ 버즈량 8,381건, ‘발렌타인데이&페레로로쉐’ 6801건)

‘스타벅스’의 버즈량을 끌어올린 것은 발렌타인데이 시즌 한정 음료 러브 카페모카와 러브 화이트초콜릿의 힘이었습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카카오페이로 2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마그넷(자석) 이벤트’도 버즈량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즌 음료 출시와 마그넷 이벤트 개시일은 8일이었는데, 7일 8518건이었던 ‘스타벅스’ 버즈량이 8일에는 16193건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발렌타인 음료 출시를 예고하는 스타벅스코리아 인스타그램 페이지는 지금까지 '좋아요'가 19763개 달렸습니다. 일단 소셜빅데이터상으로는 스타벅스가 이번 발렌타인데이 마케팅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쩌면 스타벅스 마케팅의 숨은 주인공이 따로 있었을까요? 바로 아이돌그룹 NCT의 멤버 ‘재현’의 생일이 14일입니다. 재현의 팬들이 트위터에서 이른바 ‘알티(RT: 리트윗) 이벤트’를 하면서 경품으로 스타벅스 발렌타인 MD를 내건 것이 트위터 버즈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지난해에는 어땠을까요?

평창동계올림픽이 한창이던 그때 미국 NBC 한 방송의 해설자가 일본의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는데 그가 스타벅스 이사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SNS에서는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었습니다. 딱 1년이 지난 지금, 발렌타인데이를 ‘스타벅스 데이’로 바꾸는 것에는 분명 성공을 한 것이겠죠. 아이돌그룹 멤버의 생일과 맞물려 올해 발렌타인데이는 스타벅스의 한정판 커피가 페레로로쉐 같은 초콜릿보다 더 달콤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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