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20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후 21일 후속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은 되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가족 문제를 언급하는 등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탐사보도 전문미디어를 표방하는 뉴스타파는 H성형외과에서 일했다는 간호조무사와 인터뷰하며 이부진 사장이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이 병원 VIP실에서 장시간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간호조무사는 “원장과 다른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병원에 혼자 남아 이부진 사장의 투약을 지켜봤다”며 “이부진 사장은 일반 환자들과는 다른 대접을 받았다. 일반 환자들이 거치는 일반적인 예약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장과 직거래를 하는 식으로 H성형외과를 이용했다”고 했다. 이후 관련 보도가 쏟아지자 호텔신라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차례 해당 병원을 다닌 적은 있지만 왼쪽 다리 흉터와 눈꺼풀 처짐 수술 목적이었을 뿐, 프로포폴 투약은 없었다”고 밝힌 상태다.
빅터뉴스가 워드미터로 집계한 결과, 20일 뉴스와 댓글 키워드 상위 10개 중 5개가 ‘이부진 프로포폴 투약’과 관련돼 있었다. 이날 누리꾼의 시선이 이 사안에 집중돼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관련 기사 댓글에는 이 사안과 무관해 보이는 유시춘 EBS 이사장의 아들이 대마 밀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는 글이 쏟아졌다. 유 이사장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친누나다. 포털 네이버에서는 ‘이부진’의 연관 검색어로 ‘유시민 조카’가 등장하고, 다음에서는 ‘유시민’의 관련어로 ‘유시민 조카’가 올라와 있다.
유 이사장 조카 신모 씨의 이 같은 문제는 20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신모 씨가 마약 밀수 유죄 판결로 수감 중인 사실이 알려진 날 공교롭게 ‘이부진 의혹’이 터졌다는 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댓글에서는 “유시민 조카 뉴스는 어디에도 안 나오네?”, “유시민 조카 마약밀수 덮으려는 물타기다” 등 유 이사장 조카에 대한 시선을 이부진 사장 문제로 돌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일종의 ‘음모론’도 제기됐다. 21일 이부진 사장 관련 뉴스에 이어 유 이사장 조카 관련 사실 역시 다량으로 보도되며 음모론은 근거를 잃었다. 다만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이 엉뚱하게도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유시민 이사장의 가족 문제로 옮아간 것은 분명해 보인다.
- 물증, 확증도 없이 한 사람의 진술만으로 확신하는 보도를 해도 되는 건가요? 일방적으로 간호조무사 진술만 받으신 거 같은데, 오히려 요즘 뉴스타파는 너무 재벌 죽이기에 전력하는 모습이네요. (공감 19476회, 비공감 3368회)
- 저 간호조무사 말은 어찌 믿나? 그리고 그런 VVIP가 오는데 간호사도 아닌 간호조무사만 남기고 원장은 퇴근을 한다고?(공감 15703회, 비공감 1281회)
- 유시민 누나 유시춘 아들 마약 밀수, 2심에서 징역 3년 선고, (대법원에서 확정) (공감 9064회, 비공감 925회)
↑ 뉴스타파의 '이부진 프로프폴 투약' 기사에 달린 댓글. (의도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일부 표현 수정)
한편, 신씨가 마약밀수 혐의로 유죄가 선고돼 법정구속된 것은 지난해 7월이며, 어머니인 유시춘 씨가 EBS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은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나서다. EBS 이사를 추천ㆍ임명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신씨 관련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어서 부실검증 논란에 휩싸였다. 한 누리꾼은 “유시춘 이사장, 양심이 없네. 아들이 마약밀매로 구속됐는데 교육방송 이사장직을 수락했다는 자체가 잘못된 일 아닌가”라고 꼬집고 있었다. 또 한 누리꾼은 “이 사안이 왜 이제야 알려진 것인가. 언론 통제 아닌가”라며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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