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뉴스가 소셜메트릭스를 활용해 4월 한달간 SNS에서 발생한 '갑질' 관련 버즈를 분석한 결과 ▲ 故 조양호 회장 발인식 ▲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 ▲ 국회 직원들에게 무례했다는 비난을 받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누리꾼들에게 갑질로 주목받은 사안이었다.
▲ 차트1. 4월 중 소셜미디어에서 발생한 '갑질' 연관어 상위 20개 버즈량 비교. 분석도구=소셜 메트릭스. 분석기간=2019년 4월 1일부터 30일까지
그림 1과 차트1에서 보듯, '갑질'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단어는 '직원'이었는데, 모두 위 세 가지 사안에 대한 버즈에서 발생한 키워드다. '직원'을 추적해보면 우선 고(故) 조양호 회장 발인식 얘기가 나온다.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영결식을 마친 고인의 유해가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과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노제를 거친 뒤 장지로 옮겨졌다. 이때 운구차량 주변 인도에서 정복 차림으로 도열해 있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모습이 사진기사 등을 통해 보도됐는데, 일부 누리꾼들이 "이것 또한 갑질 아닌가"라는 시선을 던진 것이다.
한 트위터에는 "갑질로 그렇게 두드려 맞은 기업 대표의 죽음에 가족도 아닌 직원들 줄 세워 놓는 장례문화, 나만 이해 안 되는 건가"라는 트윗이 게시됐는데, 리트윗 횟수가 3819회였다. 이를 게시한 누리꾼을 포함해 적어도 3820명이 이러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이 경호처 시설관리팀 소속 무기계약직 직원을 자신의 관사(官舍)로 출근시켜 가사일을 시켰다는 의혹을 조선일보가 8일 보도하면서 주 처장이 '직원 갑질'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됐다.
이 보도는 댓글이 5700여개 달렸는데, 댓글 중 1만3800회 공감을 받은 글은 "하나부터 열까지 적폐 아닌 게 없다"라고 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을 주장하지만, 실제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저지르는 적폐 행위에는 눈을 감고 있다고 비꼬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갑질논란으로 박찬주 장군 감옥 보내고, 갑질 핑계로 조양호 회장도 죽음으로 내몰고, 그런데 정작 청와대에선 경호실장이 뒤로 호박씨를 까고 있었다니"라고 성토하는 트윗을 올려 41회 리트윗되기도 했다. 또 다른 트윗은 경호처의 해당 직원이 처장 관사로 출근한 시기가 2017년 하반기부터로 박 전 대장이 갑질로 질타를 받아 구속됐던 그해 9월과 시기가 비슷하다며 "공관병 갑질 등 이유로 '육군 대장 구속 수사' 요란을 떨 때, 현 청와대 경호처장은 직원에 관사 청소와 가족 빨래 등 맡기는 등 갑질. '이번 靑 갑질 사건'은 어떻게 처리할지 그것이 참 궁금하네!"라고 비꼬았다.
보도가 나간 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주 처장의 관사 1층은 회의가 열리는 공적인 장소이고 이곳을 청소했을 뿐 가족이 있는 2층 공간 청소나 빨래를 시킨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주 처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기사를 3급에 임용했다는 사실과 청와대가 보도내용 유출자 색출 작업에 나섰다는 사실이 다시 알려지며 계속 누리꾼의 입방아에 올랐다.
그다음으로는 지난달 말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 설치 등의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하는 것을 두고 정당간 대립과 분열이 극에 달했을 때, 의안상정을 막으려는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국회 직원들 간에 몸싸움 등이 일어났던 것이 갑질 버즈를 일으켰다. SNS에선 한국당 의원들이 패스트트랙을 막으려는 행위에 대해 통째로 '갑질'이란 프레임을 씌워 비난하는 버즈가 상당수 발견됐다. 한 트윗은 "일부 의원이 장차관 처장, 국회 사무처 공무원 보좌진 당직자 청소 노동자 등에게 함부로 대하고 윽박지르거나 경시하는 태도들. 이번 국회 난동 중 그 정점을 찍은 듯"이라고 한국당 의원들을 나무랐고 이 트윗은 1190회 리트윗됐다.
그밖에 28일 충남 보령 대천항 수산시장의 한 횟집이 천 원짜리로 퇴직금을 지급했다는 KBS 보도가 나오며 해당 업주의 갑질이 논란이 됐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직원 손정희씨는 4년 넘게 일한 횟집이 700만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천 원짜리로 상자에 담아 지급했고, 송금을 요청했지만 수수료가 나간다며 거절당했다고 했다. 게다가 대천항 수산시장 전체가 자신을 고용하지 않기로 퇴출결의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 시장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이어 상인회가 공식 사과했다. 논란의 주인공인 업주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손 씨와 애초 퇴직금을 300만원으로 합의했는데 손씨가 뒤늦게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뒤 700만원을 추가로 요구해 홧김에 그랬다며 손씨에게는 미안하나 일부 억울한 면이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차트3은 4월 갑질 버즈의 주요 감성 키워드를 나타낸 것이다. 부정키워드는 2위인 '이해되지않다'는 조양호 회장 발인식에서 도열한 직원들을 두고 "이것도 갑질 아닌가. 나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라는 게시물이 다량 리트윗된 데 따른다. 3위 키워드 '지랄'은 장제원 의원이 지난달 30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퇴실하려 하자 한 국회 직원이 출입문을 막아섰는데, 이때 장 의원이 해당 직원에게 고압적인 언행을 했다며 장 의원을 비난하는 게시물에 등장한 단어다. 또 경호처 직원에게 가사일을 시켰다는 주영훈 처장에 대한 비난 게시물에도 등장했다.
한편 4월 한달간 '갑질' 버즈는 약 4만600건이 발생했는데 최근 1년간 발생한 월별 '갑질' 버즈량을 보면 비교적 적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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