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뉴스가 8월 한 달간 트위터와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갑질' 버즈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갑질'과 가장 연관도가 높은 키워드에 '조국'이 오른 것이 확인됐다. '갑질'이 언급된 트윗 2579건과 커뮤니티 게시물 345건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다. 지난달에도 SNS에선 '갑질' 이슈가 여러 건 발생했으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찬반 네티즌들이 자신의 정치적 반대파를 '갑질'로 비난한 것이 키워드 '조국'을 갑질 연관도 1위에 올린 것이다. 8월 한 달간 조 후보자 논란이 다른 갑질 이슈를 덮을 만큼 네티즌의 관심이 쏠려 있었다는 얘기다.
그림1은 트위터 등 SNS매체와 인터넷 뉴스에서 8월 중 '갑질'이 언급된 게시물의 수를 일별로 나타낸 차트다. 지난달 갑질로 누리꾼 입방아에 많이 오른 이슈는 ▲ 일본 요시모토 흥업 소속의 개그맨들이 해고를 당하자 사장의 갑질이라 비난하고 있다며 관련 게시물이 국내 커뮤니티에서 게재 ▲ DHC 불매운동에 유통사들이 갑질 비난을 우려해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는 사정 ▲ 직장내괴롭힘 방지법 시행 후 '갑질' 제보 증가 ▲ 교육부 '성균관대 교수 갑질 및 자녀 입학 비리' 특별조사 결과에 따라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의 입학 취소 등이었다. 지난달 22일 청와대가 한일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한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국민에 대한 갑질"이라 비난한 것도 갑질 버즈에 포함됐다. (자료=펄스케이)
그림2는 ‘갑질’이 언급된 게시물에 자주 등장한 단어들을 언급빈도 순으로 나열한 것이다. 분석대상은 트위터와 커뮤니티로 제한했다. 트위터와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갑질 버즈에서 키워드 '조국'이 포함돼 있는 게시물은 총 134건으로, 단일 키워드로는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키워드 '조국'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조 후보자가 갑질을 했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버즈를 추적해보면 키워드 '조국'이 갑질과 연관도가 높은 것은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조 후보자 임명과 관련된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강화 내지 방어하기 위한 무기로 ‘갑질’이란 단어를 활용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먼저 지지하는 쪽의 네티즌들은 이런 게시물을 올렸다. 한 트윗은 "조국은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오고 나경원은 파면 팔수록 비리와 갑질이 나올 것"이라며 "누가 더 국민의 공분을 사게 될지는 뻔하다”라고 했다. 또 다른 트윗은 “자한당과 기자들은 (조국) 아들이 학교폭력에 연루됐고 갑질했다고 하나, 팩트는 조국 아들이 피해자라는 것이다”라고 썼다. 한동안 인사청문회 개최를 거부해온 자유한국당을 향해선 "청문회를 하랬더니 갑질을 하고 있네"라고 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반대하는 쪽의 네티즌들의 게시물은 이랬다. 한 트윗은 “정유라의 이대 입학에 분개하여 촛불을 들었던 청년들 지금 다 어디에 있는가? 조국의 딸, 아들은 온갖 특혜와 갑질과 불공정과 불법으로 잘 나가고 있잖은가? 그 사이 정의의 개념이 바뀌었나?”라고 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조국은 딸의 입시과정에서 성적을 올려주고 의료계 청탁을 받은 것 같은데"라며 "이렇게 갑질하고 청탁받는 사람을 법무부 장관에 올리면 기업들은 수탈을 당하고 임오군란 일어난다”라고 했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그의 갑질로 규정한 것이다.
조 후보자 지지 네티즌들은 언론과 검찰을 공격하는 표현으로 '갑질'을 활용하기도 했다. 한 커뮤니티에는 "한국언론사망 - 한국언론갑질 – 한국언론폭거"라며 "의혹 부풀리기 동맹"이라고 언론을 비난했다. 검찰을 향해선 "확인되지 않는 의혹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전대미문의 검찰 갑질"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 같은 분석결과는 8월 한 달간 조 후보자 논란이 다른 갑질 이슈를 덮을 만큼 네티즌의 관심이 쏠려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또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정치적 반대파를 공격하는 수사(修辭)로 갑질이란 단어를 자주 활용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갑질'은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지지ㆍ강화하기 위해 활용한 핵심 키워드였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단어로 '갑질'이 그 입지를 굳힌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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