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국감] 목숨을 건 검침... 조배숙 “스마트계량기 보급은 지지부진”

정부 중장기 AMI구축계획 2250만호 보급 목표 30%에 그쳐
조배숙 “위험 지역 계량기부터 우선 AMI 보급해야”
2019-10-11 10:46:01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워야만 검침 가능한 지역(사진=조배숙 의원실)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워야만 검침 가능한 지역(사진=조배숙 의원실)

정부와 한국전력이 스마트그리드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AMI(스마트계량기) 보급이 지지부진해 수많은 검침원들이 위험한 노동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MI는 일반 가정에서 계절별, 시간대별로 구분해 전기요금을 차등 부과할 수 있는 전자식 전력량 계량기를 말한다. 전력 사용량을 상세하게 측정하고 전력의 원격 공급과 차단, 전력 품질 모니터링, 원격 검침 및 과금 등 기능을 갖추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조배숙 의원(민주평화당, 전북익산을)이 11일 밝힌 바에 따르면, 왕복4차로 자동차전용도로(고속도로 진입로)의 계량기, 철조망을 넘어야 검침이 가능한 계량기, 사다리를 사용하거나 가스통을 치워야만 검침이 가능한 계량기, 멀리 떨어져 있어 망원경으로 검침해야 하는 계량기 등이 곳곳에 방치돼 있어 검침원들의 검침 활동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다리를 사용해야 검침 가능한 계량기(사진=조배숙 의원실)
사다리를 사용해야 검침 가능한 계량기(사진=조배숙 의원실)

 

조 의원은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4차례에 걸친 중장기 AMI 구축계획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2250만호에 AMI를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검침원들의 위험한 환경은 전혀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배숙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2019.8) 전국에 보급된 AMI는 2015년 65만호, 2016년 80만호, 2017년 190만호 보급됐고, 올해는 8월까지 37만호에 보급되는 등 총 737만호에 보급됐는데, 이는 정부가 제3차 중장기 AMI 구축계획에서 제시한 ‘2020년도까지 2250만호 보급’ 목표의 30%에 그치는 수준이다. 정부 목표대로라면 내년 한해동안 70%를 채워야 하는 것이다.

AMI는 지역별로 경기 84만호, 부산울산 72만 1천호, 대전충남 63만 5천호, 서울 60만 5천호 순으로 보급됐고, 강원은 34만 8천호, 충북 32만 5천호, 전북 30만 6천호, 경북 24만 7천호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간 AMI 보급현황 및 지역별 AMI 보급통계(표=조배숙 의원실)
최근 5년간 AMI 보급현황 및 지역별 AMI 보급통계(표=조배숙 의원실)

 

AMI의 고장 및 오작동도 문제가 되고 있다. 2015년 1만 7488건이던 고장 및 오작동 건수는 2016년 5만 6104건, 2017년 5만 4892건, 2018년 9만 5438건 등으로 지속 증가 추세에 있다.

최근 5년간 연도별 AMI 고장 및 오작동 현황(표=조배숙 의원실)
최근 5년간 연도별 AMI 고장 및 오작동 현황(표=조배숙 의원실)

 

조배숙 의원은 “스마트그리드 핵심사업인 AMI 보급이 당초 계획과 달리 지지부진해, 많은 검침원들이 위험한 환경 속에 목숨을 내걸고 일하고 있다”며 “정부와 한전은 AMI의 무작정 확대 보급에 급급할 게 아니라, 검침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위험 지역에 있는 계량기부터 우선적으로 AMI 보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배숙 의원(사진=조배숙 의원실)
조배숙 의원(사진=조배숙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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